14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즈 반혼 발사장에서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NS-31를 타고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6명의 여성들이 로켓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케리엔 플린, 케이티 페리, 로런 산체스, 아이샤 보우, 게일 킹, 아만다 응우옌. EPA 연합뉴스
[서울경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이 팝스타 케이티 페리 등 여성들만 태운 우주선의 비행을 마쳤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뉴 셰퍼드'가 14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주 웨스트 텍사스에서 발사돼 약 10분 간의 우주 비행(임무명 NS-31)을 마치고 지구로 복귀했다. 뉴 셰퍼드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지칭되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7km(66마일)에 도달했고, 탑승자들은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우주에서 지구의 모습을 감상했다.
미국 가수 케이티 페리가 14일(현지 시간)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NS-31을 타고 우주 여행을 마친 뒤 캡슐에서 내려 땅에 입을 맞추고 있다. EPA 연합뉴스
페리는 지상으로 귀환해 우주캡슐 해치가 열리자 손에 쥐고 있던 데이지꽃을 하늘을 향해 높이 들어 올린 뒤 땅으로 내려와 무릎을 꿇고 엎드려 흙바닥에 살짝 입을 맞췄다. 페리는 블루 오리진 측과의 인터뷰에서 이날의 우주여행이 "최고 중의 최고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지의 세계에 몰입하는 기분"이라며 "믿어달라. 나는 이 경험을 정말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우주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100%”라고 답했다.
이 우주선에는 페리를 비롯해 베이조스의 약혼녀 로런 산체스, CBS의 아침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게일 킹 등 여성 6명이 탑승했다. 킹은 인터뷰에서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봤을 때 "정말로 조용하고 평화로웠다"고 말했다. 당시 탑승자 모두가 감동하고 있던 순간에 페리가 노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몇 소절을 불렀다고 전했다. 나머지 탑승자는 항공우주 엔지니어인 아이샤 보우, 영화 제작자인 케리엔 플린, 생물우주학 연구 과학자이자 시민권 운동가인 어맨다 응우옌 등 모두 여성이다.
미국에서 승무원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우주 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비행 전에는 1963년 소련의 여성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단독 우주 비행이 여성만 탑승한 우주 비행의 유일한 사례였다. 지금까지 우주를 여행한 사람은 700명이 넘지만 그중 여성은 약 15%에 불과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블루 오리진은 2021년 베이조스가 탑승한 가운데 이뤄진 첫 유인 우주 비행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11번째 유인 우주 비행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