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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리 급등…저가 매수 기회로
관세 협상·연준 금리 인하 지켜봐야

미국 국채 가격이 폭락하자 무역 상대국에 고율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폭주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금이 일생일대의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채권값이 이렇게 단기간 내 급락한 경우는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미 국채가 폭락한 배경에는 중국과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까지 미 국채를 투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선 이런 이례적인 상황이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D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한 지금의 상황을 ‘일생일대의 투자기회’로 칭하며 “미국 장기채를 헐값에 매수해 향후 폭등한 가격에 매도할 소중한 기회”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이달 초 연 3.86% 수준이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연 4.4~4.5%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 채권값이 폭락했다는 의미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여겨지는 미 국채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도 높은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부터다. 통상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데, 이번 미 국채 값 폭락은 기존 자금 흐름과 반대 방향이다.

당장 트럼프 미 행정부가 휘두른 관세 정책의 칼끝이 중국을 향하자,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채권을 대량 매도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중국이 미국 장기채를 팔아 금리를 밀어 올리고 동시에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를 방어하고 있단 주장이다.

SMBC닛코증권의 오쿠무라 아타루 수석 금리 전략가는 투자자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국채를 매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줘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미중 무역 갈등이 극심할 당시에도 중국은 1년 반 만에 2400억 달러 규모로 미 채권을 팔아치운 적이 있다. 최근에는 우방국인 일본에서도 미 국채 투매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 금리 급등을 야기한 원인이 경기나 물가 등 경제 상황보다 미국이 시작한 통상 전쟁 과정에서 나타난 상대국의 투매 현상 때문이라면, 향후 정상화될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은 이미 경험한 재료고,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관세부과 유예 등으로 충격의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향후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금을 장기채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채권 투매가 담보 청산 과정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큰손 투자자(헤지펀드)가 빚을 내 장기 국채에 투자했다가 최근 시장 불안으로 손실을 입고, 결국 담보로 맡긴 국채를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내면서 금리가 급격히 올랐단 설명이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며 향후 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신호가 될 수 있단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담보물 청산에 따른 금리 급등은 회수 속도를 고려할 때 오래 가지 않는다”며 “향후 금리 대폭락으로 이어질 전조 증상이기에 서둘러 (장기채 매수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용 리스크가 임계점에 달해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결국 유동성 지원에 나설 것이고 장기금리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주 금요일(11일), 미국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자 개인투자자들은 장기 국채 상품에 대한 저가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11일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를 18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전 거래일(4억원)의 네 배를 웃돈다. 10년물 금리가 반등한 지난 6거래일(4~11일) 동안 개인 순매수액은 총 54억원으로, 직전 6거래일(6억원) 대비 9배가량 늘기도 했다.

금리 고점론에 미국 장기채에 직투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중 16위에는 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20 YEAR PLUS DRX DLY 20+ YR TREAS BULL 3X SPLR’ ETF가 1150억원 규모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미국 3개월 이하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에는 997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며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펴낸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 제공

일각에선 롤러코스터 장세에 단기채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단기채는 만기가 가까워 현금화하기 쉽고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가 작다. 우선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난 후 그때 장기채로 옮겨가도 늦지 않는단 설명이다.

지난 6개월간 단기채 성과는 장기채를 크게 앞선다. 14일 코스콤에 따르면, 미국 단기채(1년 미만)에 투자하는 ‘ACE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은 7.49%다. 같은 단기채 투자 상품인 ‘TIGER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 또한 7.4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AC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RISE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각각 0.64%, 마이너스(-) 3.24%에 그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관세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므로 연준은 결국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뒤에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결국 상승 추세의 회복은 관세 정책의 축소와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부터 시작한다. 4~6월의 협상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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