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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무용학과의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술 접대'를 강요하고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당시 부적절한 술자리가 있었음을 의심케 하는 녹취와 해당 의혹에 대한 한양대의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는데요.

먼저 이지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소고기 전문점입니다.

2022년 4월 21일 저녁 6시쯤, 한양대 무용예술학과 2학년 학생 9명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박 모 교수가 소집한 자리였는데, '장학사'라고 소개한 한 중년 남성이 이미 와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 (음성변조)]
"'오늘 이제, 이 자리를 후원해 주실 분이고. 앞으로도 너희를 이렇게 후원하고 도와주실 분'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중년 남성과의 술자리는 1차 음식점에 이어 2차 노래주점까지 5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MBC가 확보한 당시 녹취엔 박 교수가 학생들에게 술을 강요하는 듯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박 모 교수 (음성변조, 당시 녹취)]
"원샷, 시간이 없다 얘들아. 놀 시간이 우리에겐 얼마 없어. 아 역시 한국무용은 술도 잘 마셔."

학생들은 박 교수가 '분위기를 띄우라'며 춤까지 추게 했다고 기억했지만, 곧바로 문제제기를 할 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무용 분야에선 학점부터 진로까지 교수의 권한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후 박 교수의 요구가 더해지자, 학생들은 작년 5월 교수를 교내 인권센터에 신고했습니다.

한양대는 무용예술학과 재학생 전원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고, '술자리 접대' 외에 박 교수의 '갑질'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에게 '그렇게 살이 찌면 무용이 되냐'고 비하하고, '몸 좋은 사람을 사귀어라'는 등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자신이 속한 무용 단체 가입을 강요하고, 친분이 있는 특정 강사에게 유료 개인 강습을 받으라고 하는가 하면, 공연을 본 기업 관계자에게 받은 축하금도 가로챘다고 학생들은 털어놨습니다.

[학생 (음성변조)]
"(실기) 교습 자체를 본인이 원하는 특정 강사에게 유료로 지도를 받기를 약간 강요하셨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뭔가에 압박을 준다던가‥"

개인당 20만 원까지만 살 수 있는 안산시 지역화폐를 사면 10%를 덤으로 준다는 걸 악용해, 무용과 학생 9명에게 지역 화폐 대리 구매를 시킨 꼼꼼한 '갑질'도 추가됐습니다.

박 교수는 술 접대를 강요한 적이 없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마신 거라고 주장했고, 학생들이 폭로한 다른 모든 의혹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한양대는 외부 법률 자문을 거쳐 박 교수의 성희롱과 인권침해, 괴롭힘이 인정된다고 보고 박 교수를 '해임'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박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오히려 학과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지만 고용노동부는 "문제없다"며 기각했고, 학생 측과 함께 의혹을 폭로한 조교들까지 고소했지만 경찰도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학생 (음성변조)]
"그때 당시에는 도저히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서, 그래서 저는 다시 그 교수님을 볼 자신도 없고. 그때 솔직한 심정으로는 되게 그때 그냥 진짜 다 혀 깨물고 되게 죽고 싶었던 것 같아요."

취재진은 '해임' 결정과 해당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박 교수는 방송 직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생들에 대한 부당지시는 모두 허위 사실"이라며 술자리에 자의로 참석한 학생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정식 인터뷰를 요청하면 응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김백승, 황주연 / 영상편집: 허유빈 / 일러스트: 문세빈, 양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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