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 정부 ‘상호관세 인하’ 인과관계 없는데도
“나와 통화 뒤…트럼프도 매우 만족” 아전인수

위험-수혜 기업 엇갈리는 사업 ‘전면 협상’ 뜻
재계 “정부가 나서 진도 뺄 이유 있는지” 우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미국과의 ‘통상 협상’ 전면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권한과 책임성이 취약한 대행 정부가 졸속 협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는 불과 두달여 뒤 출범한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14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4차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을 통해 해결점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대행은 “하루이틀 사이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와 관련해 한-미 간에 화상회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미) 양국이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우호적인 모멘텀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또 최근 미 정부의 상호관세 적용 90일 유예 조처와 스마트폰·컴퓨터 등 일부 품목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 제외 방침에 대해 “자신과의 통화 이후(미국이 한 발표)”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대행의 통화와 미 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는 별다른 인과 관계가 없음에도 아전인수식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트럼프와의 통화 당시) 어느 점에서 어떻게 협상을 진행해갈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한 대행의 이런 행보와 발언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4대 그룹의 한 사장급 임원은 한겨레에 “현재까지 확보한 정보가 적은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나서 협상 진도를 뺄 이유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또 다른 주요 그룹 고위 임원도 “알래스카 엘엔지 사업은 국내 기업 간 이해 충돌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국내 기업 간 이익 조정을 위한 논의도 부족한 상황에서 알래스카 투자 건을 미국과의 협상 판에 우리 정부가 들이미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알래스카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이익 회수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까닭에 에너지 업종 기업은 투자 위험을 떠안고, 자동차 등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은 관세율 인하라는 수혜를 누리는 ‘이익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정작 구체적인 협상 전략이나 미국으로부터 확보한 정보가 공유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의 한 참석자는 “원론 수준의 이야기만 오갔다. 토론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것인데 우리의 카드를 공개할 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99 [단독] 인구 비슷한 TK와 호남, 경선 반영은 3배 차이... 국민의힘 여론조사 왜곡? 랭크뉴스 2025.04.17
44898 처자식 죽이고도 집유? 살인피해자의 31%인데 가중처벌 없다 랭크뉴스 2025.04.17
44897 홈플러스·발란·JDX 다음은 누구…기업들 돈줄이 말라붙었다 [돈줄 가뭄] 랭크뉴스 2025.04.17
44896 [이슈 In] '11年 담배소송' 항소심 내달 마지막 변론…누구 손 들어줄까 랭크뉴스 2025.04.17
44895 수업 도중 “싱싱할 때 애 낳아라”…서울시교육청, 성희롱 교사 징계 요구 랭크뉴스 2025.04.17
44894 [오늘의 운세] 4월 17일 목요일 랭크뉴스 2025.04.17
44893 이준석 "계엄 옹호세력과 빅텐트? 이재명 막는데 비효율"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②] 랭크뉴스 2025.04.17
44892 '돈세탁 실형' 페루 前대통령 부인 망명…도피 논란 랭크뉴스 2025.04.17
44891 트럼프, 일본과 관세·방위비 패키지딜 시사…내주 한국에도 꺼내나 랭크뉴스 2025.04.17
44890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오늘 발표…증원 前 '3천58명' 유력 랭크뉴스 2025.04.17
44889 [사설] 헌법재판관 지명 효력 정지… 한 대행, 국정 안정에 힘쓰길 랭크뉴스 2025.04.17
44888 커져가는 싱크홀 불안에 …서울시, 지하 조사 장비 추가로 들인다 랭크뉴스 2025.04.17
44887 일격 맞은 '한덕수 차출론'... 단일화 외쳤던 김문수 '머쓱' 랭크뉴스 2025.04.17
44886 광주의 우려 “이재명 밀어야제…근디 무조건 파랑은 아니랑께”[진보심장 르포] 랭크뉴스 2025.04.17
44885 美관세대응 보폭 늘리는 현대차…무뇨스 "중장기 사업전략 재검토" 랭크뉴스 2025.04.17
44884 파월 "관세로 물가↑·성장↓…연준 양대 목표 달성 힘들 수도"(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7
44883 지갑 닫은 소비자… 콧대 꺾인 다이슨 랭크뉴스 2025.04.17
44882 "소변 잘 안 나오면 '이 병' 의심해 보세요"…방광에 소변 가득 차 있던 여성의 사연 랭크뉴스 2025.04.17
44881 푸틴, 머스크 극찬 "소련 우주 선구자 코롤료프 같아" 랭크뉴스 2025.04.17
44880 관세전쟁 속 '진짜 금값' 된 금값…국제 현물가격 사상 최고치 랭크뉴스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