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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 전략으로 정면 돌파”
개인적 관계 맺으며 물밑 협상
공급망 다변화·디지털 전환도 한몫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전자제품 중 스마트폰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애플은 한동안은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피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13일(현지 시각) 이들 제품은 상호관세가 아니라 별도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 밝힘으로써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시장에서는 일단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한시적인 조용한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당초 미국의 고율 관세로 아이폰 조립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애플의 시가총액은 8000억달러 가까이 증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스마트폰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애플 주가는 4% 넘게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팀 쿡은 이 같은 위기 국면에서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칼럼니스트 팀 히긴스는 1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칼럼에서 쿡이 보여준 것은 애플 특유의 ‘장기 전략’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여론과 정치권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물밑에선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아이폰을 인도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긴급 수출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로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쿡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 2019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관세를 철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트럼프 재선 후에는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일관되게 “애플이 외국 경쟁자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쿡은 2013년 유럽에서 애플의 세금 회피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정면 돌파를 택했다. 당시 “우리는 항상 맞서 싸워왔다. 우리는 북극성처럼 변함없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라고 말한 그는 이후 10년간 애플을 세계 최초의 3조달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제품 판매 둔화가 시작되자 디지털 서비스와 앱 중심의 매출 다각화에 나섰고, 애플페이 같은 신사업을 키워냈다. 팬데믹 시기 부진했던 아이패드도 꾸준히 매출을 창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여러 차례 위기에도 쿡은 장기전을 택했다. 유럽연합이 애플에 140억달러의 세금을 부과했을 당시 그는 수년간 항소를 이어가며 최종 부담을 크게 줄였다. 당시 “소송은 오래 갈수록 충격은 줄어든다”는 쿡의 신조가 현실이 됐다.

최근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생산 확대와 현지 시장 진출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큰 기회가 있다”며 낙관론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애플의 이 같은 사례에 대해 비판도 있다. 관세가 미국 근로자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것과 달리 정작 권력층과 정치적 연줄이 있는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관세 면제의 교훈’이라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한 핵심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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