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신원을 확인하던 재판부가 직업을 직접 말하지 않게 해 뒷말을 낳고 있다. 형사 재판 피고인석에 앉았던 전직 대통령 가운데 직업을 직접 말하지 않은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판사가 직업 묻고 박근혜·이명박은 “무직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4일 오전 10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첫 번째 재판을 시작했다. 이날 실질적인 심리에 들어가기 전 피고인이 공소장에 기재된 인물과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이름과 직업, 주소 등을 묻는 인정신문 절차가 이뤄졌다.

눈에 띄었던 점은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1960년 12월18일생, 직업은 전직 대통령이고. 주거가 어떻게 되느냐”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생년월일과 직업은 재판장이 먼저 언급한 뒤 간접적으로 확인하고, 주거지만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답하도록 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직업을 언급한 대목에서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는 퇴임이나 파면 뒤 형사 재판을 받은 전직 대통령들이 인정신문에서 직접 직업을 답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5월23일 첫 공판 인정신문에서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어떻게 됩니까”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8년 5월23일 첫 공판 인정신문에서 “무직”이라고 직업을 직접 밝혔다. 내란 및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된 전두환·노태우의 첫 공판에서도 ‘직업이 무엇이냐’는 재판장의 질문과 “없습니다”라는 답변이 각각 오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첫 정식 재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 취소, 촬영 불허…윤석열 봐주기 점입가경

한편, 지 판사는 이날 재판에 대한 언론사 촬영도 전례와 달리 불허해 특혜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다만, 이날 지 판사는 촬영신청이 늦게 진행돼 충분히 검토할 수 없어 촬영을 불허했다고 밝히며 “촬영신청이 다시 제기되면 허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야당과 법조계에서는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양지열 변호사는 이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피고인 직업을 물어봐야 하는데 ‘전직 대통령이냐’고 판사(가) 대신 얘기했고 윤석열은 답도 안 하고 끄덕였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같은 방송에 출연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판사 앞에서 인정신문에 응하는 모습 자체가 역사적인 교육인데 이걸 못 하게 하는 것이다.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 판사는 앞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구속 기간을 날짜 단위로 따지는 기존 계산법 대신 시간 단위 계산법을 처음으로 적용해 검찰이 구속 기간을 넘겨 기소했다고 판단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75 “트럼프, 시진핑보다 패 약해… 조만간 항복” FT의 경고 랭크뉴스 2025.04.15
44274 [단독] 中 '희토류 통제'로 기회 왔는데…LS 베트남 사업 난항 랭크뉴스 2025.04.15
44273 "나이키 대신 아디다스" 인증 줄줄이… 유럽 '미국산 보이콧' 커진다 랭크뉴스 2025.04.15
44272 매일 붙어 있었는데…생후 7개월 아이, 반려견 습격에 사망 랭크뉴스 2025.04.15
44271 몸 은밀한 곳에 필로폰 숨겨 밀반입한 30대 2명 징역 8년 랭크뉴스 2025.04.15
44270 민주 대선경선, 이재명·김동연·김경수 3파전으로 확정 랭크뉴스 2025.04.15
44269 反明 ‘공포 마케팅’ 실효성엔 물음표 랭크뉴스 2025.04.15
44268 “이제, 다 바꾸겠습니다” 백종원의 결심은?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5
44267 툭 하면 날아드는 골프공…불안해 살겠나? 랭크뉴스 2025.04.15
44266 "우리 아이 소변 색 봤다가 '깜짝'"…독감 걸린 후 '이 병'으로 입원한다는데 랭크뉴스 2025.04.15
44265 용인서 부모·아내·두 딸까지 5명 살해…50대 남성 체포 랭크뉴스 2025.04.15
44264 이국종 "입만 터는 문과X들이 해먹는 나라"…의료∙군조직 작심 비판 랭크뉴스 2025.04.15
44263 “이진숙 종군기자 경력은 허위” 주장한 유튜버들 2심도 벌금형 랭크뉴스 2025.04.15
44262 버스 승객 47명 다쳤는데…드러누워 ‘인증샷’ 찍은 중국인 여성들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4.15
44261 LIG넥스원 10% 주주로…국민연금, 원전·방산·조선株 늘렸다 랭크뉴스 2025.04.15
44260 국민의힘 경선에 11명 후보 등록‥'대망론' 한덕수는 불참 랭크뉴스 2025.04.15
44259 "누가 X 싸고 내렸다"…지하철 9호선 인분 소동,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15
44258 [단독] 'IFC' 떼내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전격 인수[시그널] 랭크뉴스 2025.04.15
44257 "미묘한 시기에 호남갔다"…불출마 침묵한 韓 대행 광폭행보 랭크뉴스 2025.04.15
44256 김부겸 측 "제3지대 '빅텐트' 금시초문‥김부겸은 민주당원"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