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왼쪽 사진)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탄핵을 선동했다고 지적하며 그를 ‘함께 할 수 없는 후보’라고 규정했고, 한 전 대표는 나 의원을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 빗대며 “기득권에 연명하지 말자”고 쏘아붙였다. 지난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두 사람 간 공방이 6·3 대선을 앞두고 2차전을 맞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나와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후보’로 한 전 대표를 꼽은 뒤 “우리 대통령을 우리 당이 탄핵하는 것. 그런 역사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한 전 대표는) 오히려 탄핵을 선동했다고나 할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의회를 알지 못하고 정치를 모르는 사람은 할 수 없다. 5선 국회의원 정치력으로 나경원이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은 ‘0선’인 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한 전 대표는 즉각 반격했다.
한 전 대표는 이런 소식이 전해진 뒤 페이스북에 “기득권 ‘연명’ 말고 국민 ‘승리’합시다. 통진당 닮지는 말아야죠”라고 적었다.
그러고는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TV토론에 출연한 모습, 나 의원이 전날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방송분을 캡처해 올렸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가 나 의원을 이정희 후보에 빗대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이정희 후보는 ‘단일화를 주장면서 토론회에 나온 이유가 있는가’라는 박근혜 후보 질문에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저는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대표께서 말씀하시는 ‘국민 승리’가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통진당 후신 진보당 세력이 가장 바라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많은 국민이 우려한다”고 재반박했다.
나 의원은 이어 “내란몰이 탄핵 국면에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던 국민들의 노력과 눈물이 결코 틀린 게 아님을 제가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