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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붕괴된 경기 광명 신안산선 복선전철 터널공사 현장에서 13시간여 만에 구조된 굴착기 기사 A씨(29).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이튿날 극적으로 구조된 20대 굴착기 기사가 “굴착기 수리 도중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가다가 떨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광명경찰서와 구조당국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13분쯤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굴착기를 수리하다가 지하 30여m 아래로 떨어졌다. A씨는 13시간여 뒤인 12일 오전 4시27분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구조대에 의해 지상으로 구조됐다.

A씨는 구조 직후 “굴착기를 수리하다 목이 말라서 컨테이너(휴게공간)로 물을 마시러 가던 중 바닥이 무너지면서 떨어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몸이 공처럼 말린 상태로 하반신이 무너진 상판 등 잔해더미에 매몰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견뎠다. 추락 직후 구조당국과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생존을 알렸다. 이내 전화는 불통이 됐다. A씨가 수리하던 굴착기는 지반침하 현장 끝에 걸쳐져 지하로 떨어지진 않았다.

A씨와 구조대원들이 육성으로 소통할 수 있었던 시각은 붕괴 당일 오후 10시쯤부터였다. “괜찮으시냐, 퇴근시켜드리겠다” 등 하부에서 구조 작업을 하던 특수대응단 소속 이준희 소방장과 조병주 소방위의 목소리가 들리자 반응하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6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A씨와 얼굴을 마주한 구조대원들은 탈수 증세를 보인 A씨에게 초콜릿 우유에 빨대를 꽂아주고 초코바도 건넸다. A씨 주변엔 폐기물 등이 쌓여있어 다행히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A씨는 구조 작업이 수 시간 이어지자 “살 수 있을까요, 구조해주세요”라고 했고, 대원들은 “몇 살이냐, 어디 사느냐, 여자친구 있느냐” 등 일상 대화를 하며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 소방장은 A씨가 구조되자 “현장에서 기다리던 A씨 부모님이 아들 이름을 크게 불러 동료들도 울컥했다”며 “하루빨리 완쾌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붕괴된 경기 광명 신안산선 복선전철 터널공사 현장에서 13시간여 만에 구조된 굴착기 기사 A씨(29)가 크레인으로 구조되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크레인으로 안전하게 구조된 A씨는 수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쇄골 골절과 탈수 증상을 보였으나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당국은 붕괴 사고 4일 차인 현재까지 실종 상태인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직원 B씨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B씨가 붕괴 10분 전 컨테이너 안에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구조 당국은 실종 범위를 좁히고 이날 오전까지 낙하물 방지 안정화 작업을 벌였다.

김태연 경기소방 특수대응단장은 “구조물 잔해를 크레인으로 다 끌어올려 실종자를 수색할 계획”이라며 “붕괴 직전에 컨테이너 문이 열려있었기 때문에 컨테이너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구조물을 들어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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