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계 수리하러 나왔다 사고"…온몸 짓눌린 상태서 13시간 버텨

구조대 "여친 있나" 일상 대화로 안심시켜…중환자실 치료 중


(광명=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 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20대 굴착기 기사가 "물을 마시러 가는 도중 갑자기 사고가 났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로 고립된 근로자 1명 구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14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돼 있다가 구조대원들에 의해 13시간여 만에 가까스로 구조된 A씨는 붕괴 당시 굴착기에서 내려 컨테이너 쪽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그는 구조된 직후 "기계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하려고 나왔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수리하기 전 (휴게시설 등이 있는) 컨테이너로 가서 물을 마시려고 했는데, 이동 중 갑자기 붕괴가 일어났다"고 한다.

A씨의 굴착기는 붕괴 현장의 끝자락에 걸쳐 지하터널 하부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반면 A씨는 아래로 떨어져 30여m 지점에 고립돼 온몸이 압박된 상태로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한참을 있어야 했다.

다행히 A씨는 사고 초기부터 구조당국과 전화 통화가 돼 자신이 생존해 있음을 알릴 수 있었다.

구조된 기사의 굴착기
[촬영 홍기원]


이에 구조대원들은 A씨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구조대원들은 크레인으로 200㎏가 넘는 상판을 하나씩 들어 올린 뒤 아래로 들어가 삽과 호미를 들고 조금씩 땅을 파내면서 A씨를 찾아 나섰다.

구조물 틈새로 A씨가 착용한 하얀 헬멧을 발견한 대원들은 A씨 주변에 있는 철근을 10㎝씩 자르고 잔해물을 헤치며 땅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당시 구조대원들은 A씨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면서 그의 의식이 명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구조대원들은 6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쪼그린 자세로 하체가 흙에 파묻힌 A씨를 발견하고, 초코우유를 빨대에 꽂아 마시도록 했다.

이어 "몇살이냐. 어디 사느냐, 여자친구가 있느냐" 등의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A씨를 안심시키고, 지상으로 안전하게 구출했다.

12일 오전 4시 27분,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이었다.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A씨는 연신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로 고립된 근로자 1명 구조
(광명=연합뉴스) 12일 오전 4시 27분께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사고 발생 13시간여만에 구조되고 있다. 2025.4.12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쇄골 골절의 부상을 입은 A씨는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구조당국의 관계자는 "A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어서 정식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수리하러 나왔다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고립됐던 A씨는 무사히 구조됐고, 아직까지 연락두절 상태인 포스코이앤씨 소속의 50대 근로자 B씨는 지하 35~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당국은 나흘째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로 고립된 근로자 1명 구조
[광명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35 서울에 땅꺼짐 주범 '노후 하수관' 55%... 30%는 50년 넘은 '초고령' 랭크뉴스 2025.04.15
44134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숨진 채 발견... 경찰, 50대 용의자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133 방언 터진 김문수 “박정희 땐 누가 죽진 않았잖아…광화문에 동상 세워야” 랭크뉴스 2025.04.15
44132 경찰, '남양주 초등생 뺑소니' 50대 남성 음주 운전 정황 포착 랭크뉴스 2025.04.15
44131 ‘관세 주도’ 미국 재무장관 “한국도 다음주 협상…이득은 타결순” 랭크뉴스 2025.04.15
44130 '불출석 패소' 권경애 "기사화했으니 각서 무효"‥유족 측 "조건 없었다" 랭크뉴스 2025.04.15
44129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살해 혐의 50대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128 박지원 “한덕수, 온실 속 난초같이 자란 사람…땜빵 주자 될 듯” 랭크뉴스 2025.04.15
44127 [속보] 트럼프2기 美전략폭격기 한반도 두번째 전개…한미 연합공중훈련 랭크뉴스 2025.04.15
44126 '일가족 추정 5명 살해 혐의' 50대 남성 검거‥남성의 누나가 119 신고 랭크뉴스 2025.04.15
44125 음주운전 현장서 피의자 대신 동료 팔 꺾은 경찰관 고소당해 랭크뉴스 2025.04.15
44124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5명 살해' 혐의 50대男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123 "외국인이 몰래 음식물 내다 버려" 악취 진동하는 이 동네, 뭔일 랭크뉴스 2025.04.15
44122 국힘 주자들, 저마다 '반명 빅텐트'…각론서 주도권 신경전 랭크뉴스 2025.04.15
44121 100번째 신통기획 주인공은 '둘리' 배경 쌍문동…1900세대 탈바꿈[집슐랭] 랭크뉴스 2025.04.15
44120 '시신 지문으로 대출'... 김천 오피스텔 살인범 양정렬, 1심서 무기징역 랭크뉴스 2025.04.15
44119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타살' 정황…50대 용의자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118 지라시에 떠는 다주택자…탄핵 이후 부동산 향방은?[비즈니스 포커스] 랭크뉴스 2025.04.15
44117 이륙 직전 항공기에서 승객이 비상구 열어 ‘아찔’ 랭크뉴스 2025.04.15
44116 국민의힘 “민생만 생각할 때… 민주당, 12兆 추경안 협력해야”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