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과 계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위스콘신주 워키쇼 거주 17세 소년 니키타 카삽의 혐의를 적시한 현지 법원 제출 공소장. 연합뉴스

미국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한 고등학생이 대통령 암살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부모를 살해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 매체들은 연방수사국(FBI)이 이틀 전에 공개한 수사관 진술서와 영장을 토대로 니키타 카삽(17)이 받는 혐의 내용을 보도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월 11일 모친인 타티아나 카삽(35)과 계부인 도널드 메이어(51)를 총기로 살해한 후 이들의 시신을 집에 숨겼고, 같은 달 23일 숨진 계부 명의의 자동차에 가족이 키우던 개를 태우고 도주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성경 속에 감춘 현금 1만4000달러(약 2000만원)와 숨진 부모의 여권, 신용카드, 권총, 귀금속 등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출석한 니카타 카삽. ABC뉴스 유튜브 캡처

경찰은 2월 28일 그의 집에서 심하게 부패된 부모의 시신을 발견했다. 카삽은 신고 당일 밤 집에서 약 1400㎞ 떨어진 캔자스주 워키니에서 검거됐다.

FBI에 따르면 카삽의 휴대폰에서는‘9각의 교단’(Order of Nine Angles)이라는 신나치 사상 조직에 대한 자료가 발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암살과 미국 정부 전복을 위한 대량살상무기 사용 계획, 드론과 화약 구입과 관련한 내용도 함께 나왔다.

카삽은 나치 독일을 이끈 아돌프 히틀러를 칭송하는 3페이지짜리 반유대주의 선언문을 써서 자신의 의도와 계획을 밝혔으며 이를 틱톡과 텔레그램 메시지 등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카삽은 범행 이후에는 우크라이나로 떠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FBI는 “그가 금전적 수단과 자율성을 확보해야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고 판단해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삽은 지난달 위스콘신주 워키쇼 카운티 당국에 의해 1급 살인과 절도 등으로 기소됐다. 현재 구금 상태인 그는 다음 달 7일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박선영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