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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뒤 방문객 50% 늘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에서 관람객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를 구경하고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본관 내부에 걸린 역대 대통령들 사진을 하나씩 보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지만 그 안에는 독재자도 있고, 탄핵당한 대통령도 있잖아요.”

13일 서울 양천구에서 아내와 함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김아무개(63)씨가 말했다. “대선 끝나면 다시 못 올 것 같아서” 서둘러 청와대로 주말 나들이를 나왔다는 김씨에게 청와대 방문은 새삼 ‘대통령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이번 탄핵 국면을 계기로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를 얼마나 뒤흔들 수 있는지 알게 됐다”며 “다음 대통령은 신중하게 뽑아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 오전 햇볕이 쬐다가 우박이 떨어지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청와대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풍경을 눈에 담으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다음 대통령의 집무실 위치를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로 찾아온 방문객들은 ‘청와대 국민의 품으로’라고 적힌 조형물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기 바빴다. 한복을 입고 찾아온 외국인 방문객들도 신기하다는 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13일 청와대 본관 계단 앞에서 관람객들이 인증 사진을 남기려 대기 중이다. 정봉비 기자 [email protected]

시민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을 계기로 그동안 미뤄왔던 청와대 방문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부모님과 아내, 생후 10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청와대 나들이’를 나온 장주상(36)씨는 “6월3일 이후엔 이렇게 청와대를 방문할 기회가 기약 없이 미뤄질 수도 있잖나. 오늘 날씨가 좀 안 좋아도 서둘러서 왔다”며 “나중에 기억은 못 하겠지만 기회가 없어지기 전 아이에게 역사적 공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했다.

인천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온 문인식(32)씨도 “직장일 때문에 미루고 미루던 청와대 방문을 이번 (파면) 계기로 하게 됐다”며 “건축업에 종사해서 그런지 한옥의 웅장함이나 조형미가 눈에 들어왔다. ‘진작 와볼걸’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청와대를 방문한 뒤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의문을 품게 됐다는 시민도 있었다.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이날 청와대를 처음 둘러본 김아무개(62)씨는 “차기 대통령이 오면 (청와대 방문이) 막힌다는 얘기가 있어서 아들에게 부탁해 예약했다”면서 “직접 와보니 건물도 웅장하고 잘 차려져 있다. 전 대통령이 왜 용산으로 옮겼는지 의문일 정도”라며 웃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청와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청와대 재단에 따르면 청와대 관람객 수는 탄핵 선고 전 양일 주말 1만786명(3월29일 6164명, 30일 4622명)에서 탄핵 선고 후 1만6038명(4월5일 5324명, 6일 1만714명)으로 약 50% 늘었다. 다만 청와대 재단 관계자는 “탄핵이 되고 시위가 끝나며 교통이 편리해지다 보니 경복궁과 청와대 관람객 수가 함께 늘었다”라며 “따뜻한 날씨가 되면 3월보다 청와대 관람객이 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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