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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제, 가바 억제제로 도파민 생성
콜레스테롤 대사물질이 파킨슨병 유발 규명
운동으로 세로토닌, 도파민 높여 예방, 관리도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 세포가 줄어들면서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병이다./pixabay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손발이 떨리고 몸이 서서히 마비되는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 질환으로 꼽힌다.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도 매년 늘어 2023년 기준 12만 5526명에 달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 세포가 줄어들면서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이 앓았다. 도파민은 근육의 무의식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의학계는 유전자와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파킨슨병이 발병한다고 보고 있다. 아직 발병 요인들이 다 밝혀지지 않았다 보니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현재 도파민이 되는 물질인 레보도파를 투여하는 약물치료와 뇌에 전기 자극을 하는 뇌심부자극술이 파킨슨병 치료법으로 개발됐지만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친다.

최근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줄기세포다. 파킨슨병이 진행되면서 죽은 도파민 신경세포를 줄기세포로 되살리려는 것이다.

이필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장진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진은 파킨슨병 환자 12명에게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줄기세포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 치료제는 신체의 모든 조직과 장기로 자랄 수 있는 원시세포인 배아줄기세포로 만들었다.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이달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저용량·고용량 치료군 모두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기능 점수가 이식 전 대비 최대 28.9% 개선됐다. 정신적·감정적 증상, 자율신경 증상도 저용량 군, 고용량 군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저용량·고용량 TED-A9 이식 1년 후 뇌 영상 이미지. /에스바이오메딕스

특히 줄기세포 치료제 이식 1년 후 뇌 영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전보다 도파민 수송체 발현이 증가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자인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는 “줄기세포가 뇌에서 생존해 도파민 신경세포로 성숙되고 주변부와 시냅스(신경세포 연결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사멸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체하는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 메커니즘에 대한 강력한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유발 물질을 밝혀 치료 실마리를 찾는 연구도 활발하다. 전타오 장 중국 우한대 교수는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콜레스테롤 대사물질인 24-OHC가 생쥐의 파킨슨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차단하거나 생성을 막으면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사회성 연구단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울아산병원 공동 연구진은 별세포라 불리는 뇌의 비신경세포에서 분비된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가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잠들게 해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쥐에 파킨슨병을 유발한 뒤 가바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도파민 생성이 원활해지면서 운동 기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정상 쥐의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억제하면 걸음 수가 줄어 파킨슨병 증상을 보였고, 반대로 파킨슨병 쥐의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깨우면 걸음 수가 늘어나는 등 증상이 개선됐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킨슨병의 원인이며 이를 유발하는 물질도 찾은 것이다.

별세포가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생성해 조절하는 원리./IBS

파킨슨병의 대표 증상은 행동 느려짐(서동)과 떨림, 뻣뻣함(경직), 중심 잡기 어려움(자세 불안정), 보행장애 등이다. 이러한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변비, 우울증 등 비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과 발생 시기, 진행 양상은 다르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 한쪽이 다른 쪽보다 먼저 또는 심하게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을 예방할 운동요법도 연구되고 있다. 운동이나 심호흡 등으로 생성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우울증, 강박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을 완화해 준다. 운동을 하면 도파민 수치도 높아진다. 의료진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운동이 약물 복용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달라 교수는 “파킨슨병이 발병해도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매일 한 번에 30분 정도 숨이 좀 찰 정도의 강도로 운동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식사 후 습관적으로 산책하거나 수시로 맨손 체조를 통해 근력을 기르고 관절을 이완시켜 주는 것도 운동 요법으로 추천된다.

참고 자료

PLoS Biology(2025)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bio.3002974

Nature Reviews Neuroscience(2023) DOI: https://doi.org/10.1038/s41583-023-00724-7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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