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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중심 처방 급증… 진짜 필요한 환자는 발동동
작년 33만7595명 처방 5년 새 3배↑… 부작용 주의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에 도움 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시장 왜곡이 심화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약을 구하지 못해 치료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3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ADHD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인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가 지난해 33만7595명에 달했다. 2019년 처방 환자 수(13만3813명)와 비교하면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환자는 늘고 있는데 치료제 수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ADHD 치료제는 미국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콘서타’다. 한국얀센은 식약처에 지난해 4월과 7월, 올해 2월까지 콘서타 공급 부족을 3차례 보고했다. 콘서타 장기 품절에 따라 떠오른 대체약물 ‘메디키넷’과 ‘페니드’ 또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초등학생 자녀의 ADHD 치료를 4년째 진행 중인 고모(42)씨는 “약국 열 몇 군데를 문의해서 겨우 구한 적이 있다. 힘들어하는 환우 가족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DHD 치료제 품귀 현상을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콘서타 등의 치료제가 ‘공부 잘하게 해주는 약’으로 오인되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ADHD 치료제에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집중력과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낸다. ADHD 환아가 약물 복용 후 성적이 오르는 사례가 나오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ADHD 치료제 처방은 서울 기준 강남구(2004명), 송파구(1971명), 서초구(1333명), 노원구(1108명) 순으로 많았다. 교육열이 뜨거운 지역에서 ADHD 치료제 처방자가 집중된 셈이다. 식약처는 2022년 기분장애 등 새로운 진단 지표를 신설하면서 환자가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최근의 증가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ADHD 치료제가 과도하게 유통되면서 약물 오남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복용량과 복용 기간 등에 따라 의존성이 생기거나 감정 조절 장애, 불안, 공격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제 처방 기준이 느슨해서 증상을 과장하거나, 정밀 검사 없이 단기 처방을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식약처는 ‘ADHD 치료제는 성적을 올리기 위한 약이 절대 아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기도 했다. 식약처는 “ADHD가 있는 아이가 치료제를 복용한 후 학업 성취도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치료를 통해 주의력 결핍 등 증상이 완화된 것”이라며 약물 오남용에 따른 의존성을 경고했다.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해 9월 메틸페니데이트를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 조치기준’에 추가하고 의료기관을 집중 모니터링했으나 품귀 현상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환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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