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주말인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내부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오는 6월3일, 8년 만에 대통령 궐위에 따른 선거가 열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부른 탄핵의 결과다. 앞으로 50일 뒤 대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는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해 국정 운영에 나선다. 정상적인 대선이라면 50~60일은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준비(인수위원회)에 쏟을 시간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겨를이 없다. 정권 인수인계란 언제나 어려움과 혼선의 연속이지만, 인수위 없는 새 정부 출범은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2017년이 그랬다. 3월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가 난 뒤 두달 만인 5월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선 바로 다음날이었다. 공약의 정책화와 주요직 인사는 시간에 쫓겨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임기 내내 정권에 부담이 됐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1만원, 탈원전 정책 등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방향은 옳았지만 단계적 실행 방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모든 게 다 너무 힘들었다. 인수위 없이 정부가 출범하니 인사, 정책, 조직 등 모든 면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8년 전과 똑같이 인수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면 정당과 후보들은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

우선, 공약에서 장밋빛 색깔을 걷어내고 어느 때보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선거 공약은 구체적 실행계획이나 단계별 시간표 없이 큰 방향과 목표만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많은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선언적 내용의 공약을 조율하고 재조정할 인수위 기간이 이번엔 없다. 정당과 후보들은 선거 승리가 아니라, 국정운영 성공을 염두에 두고 공약을 만들어야 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과거 대선에 비해서 훨씬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생각으로 공약을 만들고 국민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집권 이후에 정책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고 국민 신뢰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인수위가 있으면 여기서 대통령 당선자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추려서 주요 직위의 인사를 준비할 수 있다. 새 정부에선 이런 준비가 불가능하다. 즉각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운동 기간 중에 핵심 직위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섀도 캐비닛’처럼 미리 공개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핵심적인 주요 직위들, 아무래도 경제와 외교안보가 중요하니까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외교·국방부 장관 정도는 23일간의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미리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게 자연스레 검증을 받고 또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097 [잇슈 머니] 요즘 강남 부동산에선 집 말고 ‘이것’ 팝니다 랭크뉴스 2025.04.14
48096 관세 폭탄 재확인한 트럼프 “전자제품 면제 아니다…누구도 안 봐줄 것” 랭크뉴스 2025.04.14
48095 ‘점입가경’ 트럼프 관세 전쟁…“전자 제품 관세 예외 아냐” 랭크뉴스 2025.04.14
48094 윤석열에 유독 관대한 ‘지귀연 재판부’…내란 재판 촬영 불가 랭크뉴스 2025.04.14
48093 [속보] NYT “중국 희토류 수출 중단” 랭크뉴스 2025.04.14
48092 [속보]“中, 희토류 수출 중단…트럼프 관세 맞불” NYT 랭크뉴스 2025.04.14
48091 밤샘 수색작업‥추가 붕괴 우려로 난항 랭크뉴스 2025.04.14
48090 청와대 인산인해…“대선 뒤 못 올지도” “용산으로 왜 옮겼는지 의문” 랭크뉴스 2025.04.14
48089 "스마트폰·PC, 반도체 관세에 포함될 것" 랭크뉴스 2025.04.14
48088 "국힘, 반성 거부" 유승민 불출마‥강자 없어 랭크뉴스 2025.04.14
48087 "옆집 35세 자식은 부모에 얹혀산다"...10명 중 4명이 이렇다 랭크뉴스 2025.04.14
48086 윤석열 탄핵 ‘중대성’ 잣대, 미국 헌법서 나왔다 랭크뉴스 2025.04.14
48085 "이재명은 안 되는데 보수는 인물이 없으니..." 대구는 대선에 말을 아꼈다[민심 르포] 랭크뉴스 2025.04.14
48084 [르포] "화장실에도 물건 쟁였다"... 관세전쟁 직격타 맞은 美 차이나타운 랭크뉴스 2025.04.14
48083 [단독] 윤 부부 ‘나랏돈 잔치’…500만원 캣타워·2천만원 욕조도 랭크뉴스 2025.04.14
48082 오세훈·유승민 이탈…'빅4'는 김문수·홍준표·한동훈 + 1 랭크뉴스 2025.04.14
48081 ‘신안산선 붕괴’ 늦어지는 구조 작업…인근 학교 이틀 휴업 랭크뉴스 2025.04.14
48080 나를 손찌검한 시어머니, 내 아들 결혼식까지 오시겠다는데… 랭크뉴스 2025.04.14
48079 트럼프 “전자제품, 관세 면제 대상 아니야”...품목 관세 부과 대상 랭크뉴스 2025.04.14
48078 정세 불안해도 韓 방산은 1분기 ‘실적 잔치’ 기대감 랭크뉴스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