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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오른쪽)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좋은세상연구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엔 시사평론가 최요한씨가 함께했다. 정지윤 선임기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돌아왔듯이

내란이 성공할 가능성 배제 못해


극우 세력의 부상 ‘오래된 현재’

공존하고 설득해야 할 우리의 이웃

대선 국면 개헌 시기·방법 약속을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좋은세상연구소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지만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지명한 것,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것 등을 주목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은 실패했지만,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왔듯 윤석열의 내란이 궁극적으론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좋은세상연구소 사무실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정년퇴임을 1년 앞둔 2023년 1월 좋은세상연구소를 창립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시사평론가 최요한씨가 함께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 결의로 비상계엄을 좌절시킨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힘이지만 동시에 비상계엄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한계이기도 하다”며 “정아은 작가가 저서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에서 말했듯 여전히 우리 사회는 전두환씨가 천수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전씨 등 5·18 민주화 항쟁을 비롯한 과거 국가 폭력 연루자들에 대한 청산이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4개월간 부상한 극우 세력에 대해선 “오래된 현재”라고 표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반공주의적 사고가 그대로 드러나면서도, ‘넷 우익(인터넷 우익 세력)’과 SNS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진행된 ‘21세기적 쿠데타’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군사주의, 반공주의적 문화와 연결된 높은 연령대의 ‘구 우익’과 기독교 보수주의 집단들과 연결된 ‘신 우익’이 겹쳐진 것”이라며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는 과거처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일사불란한 동원이 기반이 된 게 아니라 넷 우익 등의 지지를 통해 부정선거론을 일반 국민에게 설득하고 주입한 형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헌법과 법을 위반한 내란 세력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함께 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됐는가에 대한 성찰과 복기 과정이 중요하다”며 “윤석열을 누가 뽑았는가, 왜 이런 방식의 정치를 했는가 등에 대한 집단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고리를 끊어내야 ‘진정한 내란 종식’이 가능하단 것이다.

특히 이번 조기 대선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치러진 선거처럼 “후보 중심의 선거판”으로 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촛불당’이나 ‘응원봉당’이 만들어져 해당 당의 후보가 4~5%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더불어)민주당하고 협상하는 식의 프랑스식 결선투표제의 한국형 형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사실상 이상일 뿐 현재 한국엔 새로운 당을 만들 수 있는 동력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그렇기에 민주당과 다른 야권, 시민사회 3자가 일종의 공동선거운동 본부를 만들고 내란 종식을 비롯해 개헌, 사회개혁 등 집권 후의 개혁 의제를 공동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개헌 내용까지 공약으로 내세우지 못하더라도 개헌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분명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과 측근 검찰, 군부 상층 관료 등 이번 내란 사태의 연루자들은 처벌의 대상이지만 그들을 지지했던 시민들은 공존하고 설득해야 하는 우리의 이웃”이라고도 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사회개혁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부정선거론과 같은 극우적인 이야기에 기웃거리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국민이 윤석열을 뽑았기 때문에, 차기 정권에서는 우리 사회의 제도와 의식에 대해 성찰과 복기하는 과정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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