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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사고, 수색 재개했지만 난항
이날 서울 마포·부산 사상서 싱크홀도
"봄철 공사 재개되며 사고 가능성 커져"
일각선 "안전망 느슨해진 탓" 우려도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공사에서 13일 구조대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와 전국 곳곳의 싱크홀(땅꺼짐)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반 침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하철·철도 공사장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유사한 공정이 진행되고 있는 곳곳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봄철을 맞아 건설 공사가 활발해진 데다 해빙기로 지반이 약해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강풍 등 기상 여건으로 중단됐던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 현장의 실종자 수색은 이날 오후 재개됐으나 난항을 겪었다.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부에 구조물과 붕괴 당시 빨려 들어간 중장비 등이 뒤엉켜 구조대원들이 섣불리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위험물을 제거하고 안전조치를 한 후 수색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나섰다.

이날 오전에는 도심 곳곳에서 싱크홀도 생겼다. 서울 마포구에선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앞 차로에 지름 40㎝·깊이 1.3m 규모의 싱크홀이 발견됐고, 부산 사상구에선 지름·깊이 각각 5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생겨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방호벽을 설치했다. 두 현장에서 모두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서울 강동구 대형 싱크홀로 사망자가 발생한 지 불과 3주 만의 일이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사고 중 상당수는 굴착공사장 인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동구 싱크홀 인근에선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부산 사상구 싱크홀도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으로 전해졌다. 광명 붕괴 사고 역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터널 공사가 공정률 55.05%까지 이뤄진 현장이었다. 굴착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서울시는 유사 사고가 잇따르자 지하철 공사장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발주처가 서울시는 아니지만 서울 시내에서 굴착 공사가 이뤄지는 광역철도 건설공사 구간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 다량 재개되는 봄 영향? 일각선 "안전 경각심 느슨해져"

13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서 가로 5m, 세로 3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생겨났다. 부산=연합뉴스


최근 지반 침하 사고가 빈발한 데에는 시기적 원인이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나온다. 날씨가 풀리며 멈췄던 공사들이 재개되고 공사에 속도도 붙으며 사고 가능성이 덩달아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반이 얼었다가 풀리는 해빙기인 점도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해빙기(2, 3월) 관련 사고는 총 151건으로, 이 중 지반약화로 인한 붕괴·도괴(무너짐) 사고는 79.5%(120건)에 달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단순히 해빙기 문제는 아니고 겨울에 다수 공사가 잠시 멈추는데 3, 4월 전국 공사장들이 다시 작업을 하게돼 사고 발생률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회 전반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신안산선 공사는 수년간 다수 기관으로부터 약한 지반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023년 "제5공구(시흥시청~광명)는 터널 시점으로부터 약 19㎞ 떨어진 구간에 암반이 부스러지는 등 일부 단층파쇄대가 존재해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 상태인 5등급"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또 7년 전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서울시는 수질 및 지형지질에 대해 지반조사 자료에 근거해 다시 산정하라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사회의 안전 경각심이 낮아져 지난해 말부터 대형 사고가 잇따르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라며 "정치적 혼란기로 안전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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