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2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중국 산시성의 한 보석상점에 ‘미국인 고객에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매긴 관세만큼 가격을 더 받겠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올라왔다. 웨이보 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관세 정책을 겨냥해 “일방적 괴롭힘에 맞서야 한다”며 위로부터 결의를 다지는 가운데 중국인들의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중국 소셜미디어 더우인(중국판 틱톡), 웨이보, 샤오홍슈 등에선 미국의 관세 폭탄에 반격해야 한다는 ‘관세반제’(關稅反制) 관련 게시글과 불매 미국 브랜드 명단이 확산 중이다. 명단에는 코카콜라, 아이폰,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 중국에 진출한 미국 소비재 브랜드들이 망라되어 있다. 여기에 애국주의 소비(궈차오·國潮) 트렌드가 맞물려 미국 브랜드를 대신하는 중국 제품 소비도 서로 독려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직장인 순은 관세 전쟁을 두고 “미국이 저렇게 때리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중국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에 올라온 미국 관세 정책 조롱 그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슬로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가 적힌 중국산 모자 가격이 트럼프가 주도하는 관세 탓에 치솟는 걸 풍자하고 있다. 샤오홍슈 갈무리

미국의 관세 압박에 직접 타격을 입게 된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저항의 분위기가 읽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수출 소비재 공장이 모여있는 중국 이우시에선 “당황스러움보다는 냉정한 저항의 분위기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핼러윈날에 쓰이는 가면을 만들어 파는 니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중국인은 외국인과 생각이 달라서 우리는 먼저 돈을 저축하고 몇 년을 버틸 수 있다”며 “중국인은 어떤 장기전에서도 이길 것이다. 우리는 쓴맛도 먹을 줄 안다”고 말했다.

수출업자 케니 치는 트럼프의 슬로건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가 인쇄된 티셔츠로 둘러싸인 매장에서 “트럼프는 중국의 파이 한 조각을 훔치고 싶어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부글대는 ‘반미’ 정서는 중국 지도층에서 ‘결전’ 의지를 내비치면서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주변국 및 우호국과 미국의 일방주의, 우선주의에 맞서겠다는 뜻을 지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지난 11일 시 주석은 방중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만나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일방적 괴롭힘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결전 의지를 직접 밝힌 것이다.

이런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중국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메시지로도 작용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도 안팎의 선전전에 힘을 쏟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1953년 한국전쟁 중 촬영된 마오쩌둥 연설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 속 마오쩌둥은 “(전쟁이) 얼마나 오래 가든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94 코 푼 휴지 1장에 딱 걸렸다…"평택 폭파" 간첩단 왕재산 계획 랭크뉴스 2025.04.15
44293 이재명 “인생사에 보복한 적 없어… 단 계엄 책임은 물어야” 랭크뉴스 2025.04.15
44292 [단독] 고용부, ‘광명 붕괴 사고’ 8시간 전에 ‘작업중지 권고’ 랭크뉴스 2025.04.15
44291 베란다 문 잠겨 18시간 갇힌 할머니…'필사의 SOS' 알아챈 경찰 랭크뉴스 2025.04.15
44290 다음 주 통상 협상 테이블 앉는 韓美 사전회의 착수… ‘알래스카 LNG’ 수입으로 상호관세 낮출까 랭크뉴스 2025.04.15
44289 “인류애 충전 완료”…가게 앞 무거운 택배 옮겨준 중학생 [이슈클릭] 랭크뉴스 2025.04.15
44288 민주당 ‘3파전’ 국힘 ‘5파전’ 경선 대진표 완성 랭크뉴스 2025.04.15
44287 “나라 다쳐 마음 아파” 캄보디아 이주민들, 축제 대신 산불 성금 랭크뉴스 2025.04.15
44286 이재용, 中 출장 효과…세계 1위 전기차 BYD 핵심부품 뚫었다 랭크뉴스 2025.04.15
44285 일본, 미국에 "한반도·남동중국해 '하나의 전쟁구역'으로" 제안 랭크뉴스 2025.04.15
44284 나라 경제야 어떻게 되든 말든…[그림판] 랭크뉴스 2025.04.15
44283 증명서 떼러 경찰서 갔다가…살인미수 피의자 16년 만에 덜미 랭크뉴스 2025.04.15
44282 국힘 주자 하나같이 “반명 빅텐트” 실제로 ‘연대 결성’ 미지수 랭크뉴스 2025.04.15
44281 소상공인 50만 원 지원…‘12조+α’ 추경 내용은? 랭크뉴스 2025.04.15
44280 코리안드림? "브로커에 수천만원 줬는데 1년 만에 쫓겨날 위기" 랭크뉴스 2025.04.15
44279 ‘계엄 문건’ 피싱 메일 뿌린 북한… 120명 개인정보 털렸다 랭크뉴스 2025.04.15
44278 6000억 제안한 조선미녀, 독도토너 품나…매각 협상 재개 [시그널] 랭크뉴스 2025.04.15
44277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제재위기 구글…공정위에 자진시정 의사 랭크뉴스 2025.04.15
44276 윤 참모들, 계엄 뒤 휴대전화 ‘최대 6번’ 바꿔…김태효는 이틀간 3번 랭크뉴스 2025.04.15
44275 “트럼프, 시진핑보다 패 약해… 조만간 항복” FT의 경고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