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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UFC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카세야 센터에 입장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60여개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를 중국을 제외하고는 90일 유예한다고 밝혔다. 10일 뉴욕 주식시장은 급반등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가펜 수석 분석가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협상의 문을 열어주지만, 정책 불확실성을 연장할 뿐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값이 급락하고 있다. 투자가들이 주식과 채권을 가리지 않고 미국 자산을 팔고 떠나면서 달러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관세 전쟁이 미국 경제에 끼칠 악영향 우려도 크지만, 정책을 조변석개하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 대한 불신이 ‘탈달러’를 가속화한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상호관세 부과를 이틀 앞둔 7일부터 급등(채권값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한주간(4월7∼11일) 연 3.99%에서 4.49%로 0.5%포인트 올랐다. 주간 상승폭이 2001년 9·11 테러 뒤인 11월12∼16일 주간의 0.55%포인트 이후 23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로이터 통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투자자들이 한주간 미국 채권 펀드에서 156억4천만달러를 순인출했다며, 이는 2022년 12월21일 이후 주간 기준 최대라고 전했다. 전주 108억3천만달러 순유출됐던 주식형 펀드에 저가 매수를 노린 64억4천만달러가 순유입된 것과는 반대되는 움직임이었다.

상호관세를 발표한 2일 이후 달러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투자자금이 미국을 떠나는 것이다. 유로는 지난 한주 동안 3.9% 뛰었다. 2일 이후로 계산하면 1.086달러에서 1.136달러로 4.7%나 뛰었다. 일본 엔화가치도 2일 달러당 149엔대에서 11일 143엔대로 3.8% 올랐다. 일본 재무성 집계를 보면, 일본 투자자들은 3월31∼4월4일 주간에 미국 채권을 포함해 외국채권을 5개월 만의 최고치인 2조5천억엔(약 25조원)어치 순매도했다.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 통화에 견준 달러의 상대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1일 한때 99.1까지 하락했다. 2일 이후 3.6% 하락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때(109)에 견줘서는 10% 가량 하락했다.

관세전쟁으로 한국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도 급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1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주간거래 종가 대비 28.9원 떨어진 14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주간거래 종가(1484.1원)에 견줘 4.3%(63.1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했다.

미국 국채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채권시장 변동성 지수를 나타내는 ‘메릴린치 옵션 변동성 추정지수’(MOVE)는 2일 106.39에서 8일 139.88로 뛰어올랐고, 11일에도 137.26에 머물렀다. 인베스팅닷컴은 미국 단기 국채의 보험 비용을 의미하는 ‘신용부도 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1일 하루에만 5bp(1bp=0.01%p) 올라 70bp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여러 분석가들이 금값의 추가상승을 점치는 것은 탈달러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스위스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는 지난 10일 올해와 내년 금값 전망을 상향하면서, 내년에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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