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행 러 가스 수송로…우크라 "식민지 괴롭히나"
지난 2월 미 백악관에서 설전벌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광물 협정'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러시아 가스관을 넘기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반발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유럽으로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통제권을 넘길 것을 요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광물 협정의 가장 최신 제안에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IDFC)가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가스관을 통제하겠다는 일종의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파이프라인은 러시아 서부 수자에서 시작해 EU(유럽연합)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와의 국경 지역인 우크라이나 우즈호로드까지 이어지는 1천200㎞ 길이다.
구소련 시대 건설됐으며 우크라이나의 핵심 인프라이자 주요 에너지 경로로 평가된다.
이에 우크라이나 내 가스관을 통제하겠다는 미국의 요구를 두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식민지 강탈'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싱크탱크 경제전략센터의 볼로디미르 란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얻기 위해 나섰다면서 그들의 '식민지형' 괴롭힘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제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협정안의 '이스터 에그'(영화 속의 숨겨진 메시지)라고 비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 속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 논의에는 여전히 이견이 큰 상황이다.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경제부 무역 담당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미국 워싱턴을 찾아 광물협정에 관한 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회담은 "매우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지난달 제시한 새 협정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희토류, 석유, 가스 등 광물에 대한 권리를 넘어 우크라이나에서 채굴할 수 있는 모든 금속과 개발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반대로 우크라이나가 요구해 온 안보 보장 방안은 여전히 담기지 않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