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개헌 카드로 이재명 대표와 차별화
“‘100일 대타협·비전만들기’ 추진할 것”
행정수도 세종시 완전 이전도 약속
“‘100일 대타협·비전만들기’ 추진할 것”
행정수도 세종시 완전 이전도 약속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세종시청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내란 반대진영이 ‘연합 정부’를 꾸리는 연정 카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출마 장소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부 이전을 단행한 세종시를 선택했다. 연정·친노 적자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해 세종시청에 도착해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지사는 이날 세종시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빛의 연정으로 나와 우리, 모두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라며 “겸손한 권력으로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 빛의 연대로 나와 우리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하던 그 절박함으로 김경수가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도 했다.
연정을 위해 ‘사회적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다음 정부 출범 즉시 ‘100일의 대타협과 비전만들기’를 추진하겠다”라며 “내란에 반대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세력이 함께 모여 국가적 위기의 해법과 미래 비전을 치열하게 토론하고 빛의 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합의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부와 권력의 재분배도 강조했다. 그는 “소수가 부와 기회를 독점하지 않고 공정한 출발선 위에서 혁신으로 만든 성과가 국민 개개인의 삶을 바꾸는 나라, 탄핵 이후 만들어야 할 나와 우리의 대한민국”이라며 “(이는) 하나의 정당이 권력을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권력을 나누고,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정치 개혁,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 2022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김 전 지사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이다. 연합뉴스
이를 위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개헌 논의가 내란 세력의 책임 면피 수단이 될 수는 없다”라며 “대선 이후 400일 간 사회적 공론화와 숙의를 거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개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역별 5대 메가시티·행정수도 세종 이전 등 ‘지방분권’ ‘균형발전’ 구상도 제시했다.
이날 세종시를 출마 선언 장소로 선택한 것도 상징적이다. 노 전 대통령의 염원인 행정수도 완전 이전을 환기시키는 한편, 자신이 친노·친문 진영의 ‘적자’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냈었다. 김 전 지사의 출마로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는 그를 포함해 이재명 전 대표, 김두관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로 늘었다. 김 전 지사가 '어대명'(어차피 대세는 이재명) 기류를 뚫고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