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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과정 친환경" 항변에 "폐기될 때까지 친환경인지 따져야"
'탑텐' 신성통상도 경고…그린워싱 본격 제재 시작 신호탄


무신사스탠다드
[촬영 안 철 수] 2024.12.7, 여의도 IFC몰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인조가죽을 '에코 레더'라고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무신사 등을 시작으로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 제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0일 거짓·과장 광고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로 무신사에 경고 처분을 했다.

무신사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체상표(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인조가죽 재킷 등 12개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친환경적이지 않은데도 '#에코레더' 해시태그로 광고한 혐의를 받는다.

폴리에스터나 폴리우레탄 등 화학 섬유로 만든 인조가죽 제품에 소비자가 친환경적이라고 인식하는 '에코(eco)'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거짓·과장성, 소비자오인성, 공정거래저해성이 모두 인정돼 표시광고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환경보호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팔면서도 친환경이라고 위장하는 그린워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무신사는 조사 과정에서 자사의 제품이 천연가죽보다 친환경적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그린워싱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원료 획득→생산→유통→사용→폐기'로 이어지는 제품 생애주기 전 과정이 실제로 환경친화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친환경이라는 표현으로 광고할 때는 포괄적이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제조 과정의 일부 부분만 떼서 비교해 친환경적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조사가 시작되자 해당 문구를 삭제하는 등 자진 시정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까지 부과하지는 않았다.

무신사는 공정위의 처분을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해 패션 기업 최초로 제작한 '그린워싱 방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으로 표시광고법 준수 여부를 점검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정위는 지난 2일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 '탑텐' 등을 보유한 신성통상에도 같은 그린워싱 혐의로 경고 처분을 했다.

신성통상 역시 인조가죽 제품에 친환경적인 측면이 없음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레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친환경 가치소비' 등의 문구를 사용해 거짓·과장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성통상과 무신사는 2023년 공정위의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제정 후 첫 제재 사례로 기록됐다. 실제로 적용되는 그린워싱 위법성 판단의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공정위는 패션 업계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그린워싱 표시·광고 제재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공정위는 포스코와 SK가 '녹색프리미엄 구매로 온실가스를 감축했다'는 거짓 광고를 했다는 신고를 지난해 접수하는 등 다수의 그린워싱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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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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