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으로 인천에서 경북 영덕군으로 급파된 계양소방서 김동석 소방위.

영덕에 도착했던 지난달 27일 아침 상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김동석/인천계양소방서 소방위]
"여러 채의 집들이 동시에 다 불타서 무너져 있고 집 앞에 세워져 있는 어떤 차들 다 불에 타 있거나 아니면 이제 고온에 차가 막 녹아 있거나... 하루아침에 이제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게 좀 많이 참담하더라고요."

주불은 잡혔지만, 바람이 강한 게 문제였습니다.

축사들을 돌며, 가축의 분뇨와 짚더미에 붙은 잔불을 하나하나 헤집었습니다.

[김동석/인천계양소방서 소방위]
"공기가 공급이 되면서 갑자기 또 불꽃이 일어나요. 그러면 물을 뿌립니다. 거기 뒤집었으니까 그 안쪽에 또 뒤집어 보면 똑같은 상황이에요. 한 3시간 4시간을 계속 갈퀴 작업을 하는 거예요"

잔불이라 해도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사람 키만했다고 합니다.

쉴 새 없이 볏짚단을 뒤집느라 팔에 힘이 빠졌고, 무거운 장화가 다리를 잡아 끌었지만,

더 힘든 건 주어진 임무 때문에 도움을 청하는 주민들을 돕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김동석/인천계양소방서 소방위]
"집 안에 어디가 불이 났다. 이런 식으로 와서 불 꺼주세요 하는데 저희는 '지금 출동 지령을 받고 다른 현장을 가고 있으니까 갈 수가 없다. 119에 신고하시면 즉시 출동을 나갈 겁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핸드폰이 안 터져요'라고"

"정말 죄송한데 저희가 지금 다른 지령을 받고 나가고 있어서 도와드릴 수 없으니까"

아침부터 시작한 진화 작업은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이어졌고, 3시간의 짧은 휴식 뒤 다시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불이 잡혔지만...

피해 주민을 뒤로 하고 복귀해야 하는 마음은 착잡했습니다.

"소방관은 어쨌든 불을 끄고 그 불이 꺼지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여전히 현장에는 비록 그 불씨는 꺼졌지만 그 곳에서 다시 생계를 이어가실 국민분들은 정말 암담하실 것 같아요."

17년 차 소방대원인 자신도 이렇게 오래 진행된 산불은 처음이었다며,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고, 산불 진화와 관련해 미비점이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고해람입니다.

(사진, 영상 제공: 인천 계양소방서)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083 의대생 2074명 올 1학기 ‘군 휴학’…군의관·공보의 수급 ‘빨간불’ 랭크뉴스 2025.04.15
44082 “여보, 5분 전 내려준 사람 같은데?” 부부 택시기사, 보이스피싱 수거책 잡았다 랭크뉴스 2025.04.15
44081 “‘신안산선 붕괴 사고’ 보강 공사 위해 H빔 내리던 중 발생”…현장 노동자 진술 랭크뉴스 2025.04.15
44080 우크라 포로된 中 2명 “러시아 거짓말에 완전히 속아” 랭크뉴스 2025.04.15
44079 터질 게 터졌다…‘관세폭탄’ 현실화에 워싱턴 라인 재정비 랭크뉴스 2025.04.15
44078 미국 ‘민감국가’ 지정 발효…정부 “해제 위해선 시간 더 필요” 랭크뉴스 2025.04.15
44077 엔비디아, 美서 700조원 투자해 AI 인프라 구축 계획 랭크뉴스 2025.04.15
44076 5년치 일감 쌓은 K방산…상위 투자자 순매수 1위 [주식 초고수는 지금] 랭크뉴스 2025.04.15
44075 이재명, 후원금 모집 시작 "국민 덕분에 검은돈 유혹 없이 정치" 랭크뉴스 2025.04.15
44074 현 고1부터 ‘9모’ 아닌 ‘8모’… 수시원서 9월 중순으로 랭크뉴스 2025.04.15
44073 민주, 한덕수 출마론에 "자신 있으면 나오라…양파 벗기듯 검증" 랭크뉴스 2025.04.15
44072 생후 5개월 아기 뇌출혈에 몸 곳곳 멍자국… '학대 의심' 부부 수사 랭크뉴스 2025.04.15
44071 국회 운영위, 이완규·함상훈 지명철회 촉구 결의안 가결…국민의힘 불참 랭크뉴스 2025.04.15
44070 참치캔 1위 회사에 무슨일이?...동원F&B 상폐 결정 랭크뉴스 2025.04.15
44069 윤석열만 뒷쪽 피고인석에…전직 대통령들 다 첫째 줄인데 랭크뉴스 2025.04.15
44068 "폐소공포증 답답해" 제주공항 활주로서 항공기 비상문 연 승객(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5
44067 "폐소공포증에 답답" 비상구 연 승객…202명 탄 에어서울 '아찔' 랭크뉴스 2025.04.15
44066 용인 아파트서 '일가족 추정 5명 살해' 혐의 50대 남성 검거 랭크뉴스 2025.04.15
44065 김문수, 한덕수 출마론 커지자 "경선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금 맥이 빠진다" 랭크뉴스 2025.04.15
44064 중국 경찰 “미 NSA 요원 3명 수배…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기간 사이버 공격” 랭크뉴스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