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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이륙하는 아메리칸 항공 718편.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안팎에서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미국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그리고 미국인들의 해외관광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CNN이 7일(현지시간)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약 절반은 “지금은 해외여행을 하기에는 위험한 시기”라고 우려했다. 특히 유럽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 여행 블로그 운영자는 “트럼프 1기 땐 (해외여행 가기) 민망했고, 지금은 무섭다”며 “해외에 나가면 사람들이 미국인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CNN에 말했다. 매년 5~7주간 해외에 머문다는 한 교사도 “트럼프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진짜 위협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국적을 숨기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유럽 주요 7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트럼프 재선 이후 평균 6~28%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 공항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집계된 외국인 입국자는 전년 동일 기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올해 관광 지출도 11% 줄어, 여행산업에선 최대 180억 달러(약 26조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여행 정보분석업체 투어리즘 이코노믹스가 내다봤다.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공항 관계자들을 인용,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렵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국제선 여객기 운행 대수가 다시 감소하고 있다”며 “항공업계에서도 노선 감축 등 미국행 수요 약화에 대한 보고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연간 1조 달러(약 1479조원)에 달하는 미국 여행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 “트럼프 정책 원인…GDP 0.1% 하락 초래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관세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외국인 수 감소가 2~3월 무역 관련 긴장 고조 이후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정책이 자발적인 방문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발(發) 상호관세로 인한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와 정세, 캐나다와 그린란드 합병 위협 등 일방적인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변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사태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0.1% 하락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무실에서 미국의 석탄 채굴 및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여행객들의 심리 역시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경고 조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에 대해 여행 주의보(Level 2)를 발령했다. 러시아와 이란 등 일부 국가는 보다 높은 수준의 경고(Level 3~4)가 유지되고 있다. 동시에 입국 심사 과정에서의 보안 검사도 한층 강화됐다고 미국 항공업계는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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