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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AI이미지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던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긴급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교사들 사이에선 “이젠 학생한테 휴대전화로까지 맞아야 하나”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 등 추락하는 교권에 대한 우려와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폭행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 이날 오전 교육활동보호 긴급지원팀이 파견돼 사안 조사와 상담을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지역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생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며, 사안이 중대한 만큼 다른 안건보다 우선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교원지위법에 따르면 학생이 교육활동을 침해한 경우 교권보호위원회는 봉사 활동부터 전학, 퇴학 등 징계를 교육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교육청 “사안 중대, 우선 조사”
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해당 학교의 3학년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교사의 얼굴을 가격했다. 해당 학생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다가 이를 지적하던 교사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이와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보호자와 함께 귀가 조치됐으며, 이날 학교를 방문해 진술서를 작성했다. 피해 교사는 사건 발생 당일 조퇴한 뒤, 이날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붕괴된 학교에선 교사도 교육 포기”
10일 교실에서 교사를 폭행하는 고3 학생 모습. 연합뉴스
교사들 사이에선 교권 침해가 반복되는 현실에 대한 분노와 허탈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을 바로 세우자는 이야기가 나온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달라진 점을 느끼기 어렵다”며 “이젠 학생들 앞에서 교사가 휴대전화로까지 맞는 세상이 된건가 싶어 참담하다”고 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고3 남학생이라면, 여성 교사는 물론이고 남성 교사조차 신체적으로 제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교사의 권위는 힘이 아니라 존경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런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교사는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실질적인 제재를 받지 않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급식 시간 질서를 요구한 교사를 밀치고 식판을 던지며 욕설을 한 학생은 출석정지 10일 조치에 그쳤고, 전화와 메시지로 반복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역시 ‘재발 방지 권고’ 수준의 처분만 받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붕괴된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교육적 지도를 아예 포기하게 된다”며 “교사 폭행은 단순한 물리적 폭력에 그치지 않고, 교육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교총 “교실 휴대전화 사용, 명확한 기준 필요”
교실 내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요즘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신체 일부처럼 여기는데, 학교마다 지침이 달라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렵다”며 “내부 설문을 해 보면 교사의 대다수가 휴대전화로 인해 수업 방해를 겪어봤다고 답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휴대전화가 갈등의 원인이 돼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의 교실 내 휴대전화 소지와 사용에 대한 보다 철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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