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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말씀으로 출마 결심한 것 아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위험한 이재명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을 구할 유일한 필승 후보로 승리의 역사를 만들겠다”며 6·3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나 의원은 “이번 대통령 선거의 본질은 체제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대한민국을 반자유·반헌법 세력에 헌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극우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던 그가 흡사 윤 전 대통령에게 동기화된 듯한 출마 변을 내놓으며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어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진정한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본질은 체제 전쟁”이라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냐, 아니면 반자유·반헌법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헌납할 것이냐는 제2의 6·25 전쟁이자 건국 전쟁”이라고 정의했다.

나 의원은 “이런 체제전쟁 속에서 만약 이번 대선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재집권하더라도 여전히 소수 여당으로서 무도한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 누가 이 거대한 악의 세력과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느냐. 누가 저 위험한 이재명 대표를 꺾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의회를 알지 못하고 정치를 모르는 사람은 할 수 없다. 5선 국회의원 정치력으로 나경원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자유·반헌법 세력’ ‘무도한 거대 야당’ 등의 표현으로 점철된 나 의원의 출마 선언문은 흡사 윤 전 대통령 12·3 비상계엄 선포문을 떠올리게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극우 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헌법재판소에 탄핵 각하·기각 청원을 주도했던 나 의원이 ‘윤심’을 대변하겠다는 듯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나 의원의 이런 행보는 극우집회에 적극 참여했던 당내 다른 중진인 윤상현·김기현 의원과는 사뭇 다르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을 자주 접견하며 그의 발언을 외부로 전달하는 동시에 ‘한덕수 차출’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직접 만나 대선에 출마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탄핵의 책임을 통감하고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 쪽에선 “현재로선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며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파면 다음날인 지난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독대한 이후, 대선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두 사람의 독대 사실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이 “이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 대선 출마를 고려해달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 의원을 ‘낙점’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나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의 대화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 말씀으로 출마를 결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반자유·반헌법 세력 저지를 내건 나 의원의 출마 메시지는 또다른 ‘반탄’(탄핵 반대) 후보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상당 부분 겹친다. 사실상 두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나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탄핵 찬성·반대라는 측면에서 (김 전 장관과) 지지층이 겹친다고 할 수 있는데, 커리어 기반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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