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및 캠프 인선을 발표를 마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 방식을 둘러싸고 3일째 옥신각신했다. 의결을 하겠다던 11일에도 오전 10시부터 특별당규준비위원회(당규위) 3차 회의를 열었지만 경선 룰 최종 의결을 미뤘다. 민주당은 예비 후보 간 룰 미팅이 아닌 당규위를 통해 경선 방식을 정한다.

이춘석 당규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연 지 7시간 만에 나와 “논의를 마쳤지만, 결과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바꾸지 않겠지만 우리 당에 출마하는 후보와 캠프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최종 의결은 12일 2시에 하겠다”고 부연했다. 당규위 내부적으로는 친이재명계가 주장해 온 ‘국민참여경선’(당원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이 잠정적으로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을 룰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돌고 있음에도 친이재명계가 지난 대선 때와 다른 방식으로 “경선룰을 바꾸자”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당 밖의 주자들까지 아울러 일반 국민 선거인단을 모집해 치르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를 주장해 온 군소 주자들은 “최소한 기존 룰대로 하자”는 입장이었다.

2021년 20대 대선 때 민주당은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 80만 명 외에 전화와 온라인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신청하는 일반 국민도 모바일과 현장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경선’을 치렀다. 친명계는 이 같은 룰을 이번에는 국민 선거인단 모집 대신 여론조사로 대체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개정하자고 밀어붙이는 중이다.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마저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전 대표가 11일 집권 청사진 등을 소개하는 '비전 선포식 및 캠프 일정 발표'를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김태선 수행실장, 오른쪽 이해식 비서실장. 연합뉴스
친명계가 룰 변경을 고집하는 배경엔 역선택 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날 당규위 비공개회의에서 한 친명계 의원은 “전광훈과 전한길이 움직이는 게 100만 명이 넘는다. 이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며 역선택 우려는 강하게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자 비명계 의원은 “룰을 바꾸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다른 캠프들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막아섰다.

2021년 경선 당시 순항하던 이재명 후보는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일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낙연 62.37%, 이재명 28.30%를 기록하자 이 후보 측에선 “특정 종교 집단이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결과”는 주장이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전광훈이나 신천지가 개입했다는 등 온갖 이야기가 있었지만 증명되진 않았다”면서도 “최근에는 극우집단이 전국 순회 집회를 열 정도로 조직화돼 경선 개입 우려가 아주 비현실적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룰 개정 시도에 각 군소 캠프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들어온 국민선거인단 모집 국민경선 원칙을 파괴하지 말라”며 “응원봉 연대의 힘을 국민선거인단으로 모아야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후보 측 대리인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두관 전 의원 측도 “후보 의견을 1도 포용하지 않는 민주당 친이재명 지도부가 어떻게 중도층과 국민을 포용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룰은 당에서 논의해 정하는 것이고, 후보들 이후 등록 절차를 거치니 같은 시스템 아래서 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각 캠프가 원하는 바는 익히 알고 있어 의견 수렴은 충분히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룰 변경 시도가 본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선 방식에 대한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제가 선수인데 심판 규칙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하겠나. 국민과 당원의 결정에 따라 어떤 결정도 수용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 경선 룰을 확정했다. 1차 경선에서 4명으로 후보를 압축한 뒤 2차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1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 100%로, 2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를 반영해 실시한다. 1차 경선을 통과한 4명 중 과반 득표자가 있으면 최종 경선 없이 대선 후보를 확정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2차 경선 상위 2인을 두고 결선 투표를 치른다. 최종 후보는 5월 3일 확정된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19 [속보] 트럼프 "우크라와 광물협정 다음 주 목요일(24일) 서명" 랭크뉴스 2025.04.18
45318 ‘韓 대선 출마 바람직하지 않다’ 66% 랭크뉴스 2025.04.18
45317 트럼프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게 있다…中도 무역협정 맺을 것" 랭크뉴스 2025.04.18
45316 “국토부서 낮추란다, 낮추자”…문 정부, 집값통계 102회 조작 랭크뉴스 2025.04.18
45315 이창용 “갑자기 어두운 터널”…그래도 ‘금리 인하’ 처방엔 신중 랭크뉴스 2025.04.18
45314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해지 입증 책임 하이브에 있어” 랭크뉴스 2025.04.18
45313 마크롱, 美국무·특사와 우크라 종전 방안 논의(종합) 랭크뉴스 2025.04.18
45312 ICAO, ‘평양 무인기 사건’ 北 진상조사 요청 기각 랭크뉴스 2025.04.18
45311 이재명 “세종 대통령실 건립”…‘대선 바로미터’ 충청 표심 잡기 랭크뉴스 2025.04.18
45310 한국인 美 대학교수, 돌연 비자 취소돼 강의 중단 랭크뉴스 2025.04.18
45309 핫도그 가게서 행패 부린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버,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5.04.18
45308 진열된 빵에 혀 '낼름'…논란의 빵집, 결국 모든 빵 덮개 씌웠다 랭크뉴스 2025.04.18
45307 병원서 속옷만 입고 "나 미국인이야! 녹화해"…난동 피운 남성의 최후 랭크뉴스 2025.04.18
45306 김동연 “2035년까지 男·女 대상 ‘완전한 모병제’로 전환” 랭크뉴스 2025.04.18
45305 미국 달 가는 길목에 먼저 위성망 구축한 중국...확대하는 우주 패권 경쟁 랭크뉴스 2025.04.18
45304 신축 찾는 3040 따라 인구 ‘출렁’… 양주 지난해 2만여명 급증 랭크뉴스 2025.04.18
45303 ‘국민 배신’ 비판에도 의대 증원 1년 만에 ‘원점’…갈등 불씨는 여전 랭크뉴스 2025.04.18
45302 논란의 '한덕수 대선 출마' 국민 10명 중 6명의 답변은 [NBS] 랭크뉴스 2025.04.18
45301 “트럼프 과두제와 싸우자”…미 정치판 뒤흔드는 2인 랭크뉴스 2025.04.18
45300 [대선언팩] 민주화 이후 ‘충청의 마음’ 사로잡은 후보가 대통령 당선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