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를 입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출마 영상이 10일 공개됐다. 이날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이 전 대표의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영상으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7년과 2022년에 이은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이날 공개된 11분36초 분량의 영상은 4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선고 음성과 ‘탄핵 찬성’ 집회에서 환호하는 시민 모습으로 시작했다. 이어 등장한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이라는 그 제도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제도를 가지고 사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이다. 이번에도 강력한 무력을 동반한 권력을 끌어내렸다”고 입을 열었다.
방점이 찍힌 것은 경제성장이었다. 이 전 대표는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로 꼽고 국가 주도적 대규모 투자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제는 민간 영역만으로 발전되기 어렵다”며 “이제는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시대인데 문제는 과학기술 수준이 너무 높아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다.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 기술연구 개발 투자를 통해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새 정책 브랜딩인 ‘잘사니즘’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먹사니즘은 기능적이고 물질적인 문제”라며 “잘사니즘이란 더 가치지향적이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3년 전 대선에선 ‘기본사회론’을 내세웠다. 지난해 당 대표 출마 당시엔 ‘먹사니즘’이었다. 지난 2월 교섭단체 연설에서 새롭게 꺼내 든 ‘잘사니즘’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외교에 관해선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일관된 원칙은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란 것”이라고 했다. ‘K-initiative(케이-이니셔티브)’란 국가 비전도 제시하며 “‘K컬처’ 등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이름을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영상은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문구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