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물타기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규모가 최근 일주일 사이 1조 50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 이후 한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개인들이 물타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의 CMA 잔고는 공매도를 재개한 지난달 31일 76조 4829억 원에서 9일 기준 74조 9624억 원으로 8거래일만에 1조 5205억 원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금을 받아 기업어음(CP),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투자처를 정하지 못했을 때 주로 이용된다.
이 기간 CMA 잔고가 급감한 것은 개인들이 증시를 떠났다기 보단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9조 6133억 원어치의 물량을 던지는 동안 개인들은 6조 4472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4141억 원어치를 담았다.
이 기간 개인들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의 우량주를 주로 사들였다. 개인들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1조 6587억 원, 1조 6311억 원어치씩 주워담았다. 이 밖에 현대차(005380)(4071억 원), LG전자(066570)(1920억 원), 삼성SDI(006400)(1231억 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1141억 원)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66억 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76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수치다. 반대매매란 주식 등을 신용거래 후 과도한 하락이나 상승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가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날 증시가 부진하면서 반대매매가 발생한 계좌 수가 약 6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