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군 출신이 학교법인을 사실상 장악하다시피한 한민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극우 인사들의 강연을 듣게 하고, 교육청 감사에서는 각종 비리를 지적받았단 사실,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MBC 취재 결과, 한민고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거 학교장이, 가해 교사를 두둔했던 사실도 드러났는데요.

조희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 6월, 교사들이 대부분 퇴근한 저녁 시간.

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져 걱정이 된 고3 여학생이 교무실을 찾았습니다.

유독 점수가 떨어진 과목의 선생님을 찾아 질문도 하고 조언도 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이런 제자의 신체에 손을 뻗쳤습니다.

질문을 하러 갈 때마다, 두 달 넘게 열두 차례에 걸쳐 교사의 성추행이 계속됐습니다.

학원을 가거나 과외를 할 수 없는 기숙학교 특성상 피해 학생은 자신이 약한 과목을 가해 교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 여학생 (음성대독)]
"제일 못하는 과목이 OO였고,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얻자고 생각했다."

이런 성폭력은 대부분 교무실에서, 퇴근 시간 이후나 늦은 오후에 벌어졌습니다.

간혹 동료 교사가 다가오는가 싶으면 가해 교사는 추행을 멈췄습니다.

피해 여학생은 한여름에도 긴팔을 입고, 교복 치마 대신 반바지를 입어야 했습니다.

[피해 여학생 (음성대독)]
"긴팔과 반바지를 입고 무릎 담요까지 덮었지만 담요 안으로…"

하지만 눈앞의 입시가 걱정돼 신고를 미뤘던 학생은 수능이 끝난 12월에야 피해 사실을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여학생 (음성대독)]
"옷 안으로 손이 들어간 뒤에는 도저히 합리화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 문제로 열린 학교 징계위원회에서는 의외의 발언들이 나왔습니다.

교장이 오히려 가해 교사를 감싸고 들었던 것입니다.

[당시 학교장 (음성대독)]
"(학교장으로서) 선생님에 대한 변호를 하지 않으면 그런 기회도 없을 것 같습니다. 가해 교사가 담임도 맡았고, 학생들로부터 상당히 신망이 있어서 파렴치한 그런 교사는 아닙니다."

징계위에서 교장이 이런 발언들을 하던 시점에 가해교사는 경찰 수사 끝에 성추행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습니다.

교장이 이처럼 두둔했지만 이 교사는 결국 파면됐습니다.

한민고에서 선생님이 제자를 성추행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엔, 교사가 고1 여학생을 교무실과 보건실에서 성추행하고, 집 앞까지 찾아가 추행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2017년에는 또 다른 교사가 상담실에서 고2 여학생을 성추행했습니다.

개교 이래 10년 동안 강제추행으로 파면된 교사만 앞서 본 사례까지 모두 3명.

성폭력으로 인한 교사 징계는 모두 6건이나 되고,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학생 수는 훨씬 더 많습니다.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원도 가지 않는 한민고 학생들은 유독 교사 의존도가 높습니다.

[한민고 관계자 (음성변조)]
"전체가 다 기숙사에 있고 한 달에 한 번만 나가잖아요. 일반적인 학교 선생님과 제자 사이보다 더 친밀함, 친근함이 있긴 있거든요."

학생들을 직접 챙기는 사감 교사를 비롯해, 교사가 제자에게 성폭력을 저지르는 일들이 이렇게 반복됐습니다.

학교 측은 개교 초기 학교가 정비되긴 전에 발생한 일들로 모두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교사 개인들의 일탈로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문명배 / 일러스트 : 문세빈, 양유빈 / 자료출처 : 더불어민주당 안규백의원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489 ‘찔끔추경’, 얼어붙은 소비심리 되살릴 수 있나···“취약계층 직접 지원 늘려야”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8 강남 초교들서 '유괴미수' 의심신고…학부모 불안에 "전화 빗발"(종합2보)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7 영주시, 숨진 6급 팀장 '직장내 괴롭힘 피해' 조직적 은폐 의혹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6 정부, 12.2조 원 규모 추경안 국무회의 의결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5 [속보] 경찰, 문형배 대행 퇴임 맞춰 전담경호 해제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4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삶, 행복하다"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3 "그걸‥ 비비기까지 했어요?" 대반전 판결에 쓰러진 엄마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2 "이재명 38%로 최고치…홍준표·한덕수·김문수 각각 7%"[한국갤럽](종합)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1 '윤 어게인' 신당 창당 돌연 보류…"尹이 만류했다" 무슨 일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80 [속보]정부, 12조 규모 추경안 국무회의 의결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9 박정훈 대령 측 "2심에서 외압 근원 윤석열 증인 신청할 것"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8 "강남역에 누가 살고 있다" 출동하니... '7개월 실종' 중증 지적장애인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7 문형배, 퇴임사에서 '대인논증' 언급한 이유는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6 "尹 자진 탈당하라!" 급정색‥상처만 남긴 '3년 전 철수'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5 김동연 측,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에 “심각한 범죄···진상 밝혀야”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4 이재명 캠프 좌장 윤호중 "어대명? 최대치는 55대 45, 마지막은 박빙" [대선 캠프 브레인 인터뷰]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3 법원, 尹 다음 주 재판도 지하출입 허용‥차량통제·검색강화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2 '尹 신당' 꿈틀하자 국힘 내부 비판론…'탈당' 요구도 고개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1 이재명 "난 대구·경북의 아들"…문화강국론 앞세워 불모지 공략(종합) new 랭크뉴스 2025.04.18
45470 ‘불법도박 혐의’ 개그맨 이진호, 검찰 송치 new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