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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서부지법 난동 사태’ 연루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재판을 받는다. 이날 서부지법 앞에서 탄핵 반대 지지자가 태극기를 들어 보인다. 정용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노파심에 말씀 드리는데, 한 변호인이 재판부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지적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변호인 전체가 당연히 그런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법원을 습격한 사상 초유의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 재판이 열린 지난 9일, 이른바 ‘서부 자유운동 변호인단’ 소속의 한 변호인이 재판부에 이렇게 호소했다. 유튜브에서 판사들에게 막말을 일삼고 있는 변호사들과 애써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 심리로 서부지법 사태 가담자 63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몇몇 변호사가 법정 밖에서 법원·검찰은 물론 재판부를 향해서도 막말과 조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돌출행동이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른 변호사들의 우려가크다.

구독자 10만명에 이르는 한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ㄱ변호사는 지난달 24일 “판사라는 놈이 징징거리더라”, “재판을 빨리 진행하겠다는 개소리를 하더라, 완전 개소리”라고 말했다. 일부 피고인이 검찰이 제출한 현장 채증 영상의 조작 여부가 입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절차 지연을 예상한 재판부가 ‘재판을 빨리 진행하겠다’고 하자, 판사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이 사건의 피고인 63명 중 62명이 구속 상태라 대다수는 “빠른 재판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변호인이 분리 심리를 요청하며 ㄱ변호사의 공개 비방 행태를 의견서를 통해 알리자 재판부는 지난 7일 “변호인이 특정 유튜브에 출연해 검사·재판장까지 비난하고 상당히 모욕적인 얘기를 했다는 주장이 (한 변호인을 통해) 제기됐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자 ㄱ변호사는 같은날 유튜브 채널에서 “판사·검사놈들 욕했다고 (다른 변호인이) 일러바치더라. 재판장은 또 그걸 해명을 구하더라”며 “속으론 ‘너희가 재판 똑바로 하면 될 텐데 자꾸 징징거리는 소리만 하냐, 욕먹을 짓만 하면서 왜 껄떡대냐’라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증인으로 출석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이 피고인 사이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해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도 “요즘 판사 애들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판사가 개념이 없어서 (요구를) 덜렁덜렁 들어준다”는 원색적 비난도 이어갔다. 검사를 향해선 “나부랭이”, 공수처를 향해선 “꼴값 떤다”는 식으로도 말했다.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도 변호인들은 판사 공격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ㄴ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 판사를 두고 “일개 판사가 형사소송법 110·111조 적용을 배제했다”고 비꼬았고, ㄷ변호사는 “(서부지법 판사가) 본인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사태가 일어나서 ‘언짢은’ 마음”으로 피고인들을 구속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상황을 영상으로 남기려고 법원에 들어갔다가 억울하게 기소됐다는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의 변호인 박수진 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의 품위와 사법부 및 상대방 변호사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을 심각하게 저버린 행위”라며 “일부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재판을 모욕하고 적대적 태도를 보이면서 다른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심각하게 제약되고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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