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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ㄱ씨가 마트에서 쇠고기죽과 커피를 구입해 가짜 토사물을 제조하는 모습. 서울 종암경찰서 제공

만취한 택시 승객을 노려 가짜 토사물을 택시에 뿌리고 운전자 폭행으로 신고하겠다며 합의금을 뜯은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0일 상습공갈 혐의로 택시기사 ㄱ씨를 지난 9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승객을 속여 형사합의금과 세차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마트에서 죽과 콜라, 커피 등을 구입해 비닐봉지에 넣어 가짜 토사물을 만들었다. 이후 만취한 승객을 골라 택시에 태운 뒤 한적한 곳에 정차해 가짜 토사물을 본인의 얼굴과 택시에 뿌리고 폭행당했다고 승객을 속였다. 그는 승객에게 “운전자를 폭행해서 처벌받으면 벌금이 1천만원 나온다”고 협박해 30만∼600만원가량의 합의금을 계좌 이체하라고 요구했다.

동종 전과가 있는 ㄱ씨는 최근 1년여 동안 서울·경기·충청 지역을 다니며 이런 범행을 반복했다. 경찰은 운전자 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중 ‘만취해도 절대 토하지 않는다’는 승객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이 만취 승객으로 위장한 뒤 ㄱ씨 택시에 타서 범행 장면 등을 채증했고, 경기 남양주에서 ㄱ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증거인멸·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지난 1일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입금계좌와 카드내역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160여명에 달하며 피해액은 1억5천여만원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추가 신고 등을 통해 피해자를 더 확인한 뒤 검찰에 추가 송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비슷한 수법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며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본 분은 종암경찰서 형사과로 신고해주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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