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압도적 1등’ 후보 정치 지형 비슷
비주류 중심 개헌 요구 단호 거부
문파·개딸 등 강성 팬덤 든든 지원
李·안희정 쟁쟁한 도전자 없어 ‘차이’
시민들이 10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정국 이후 분위기는 8년 전 조기 대선 때의 데자뷔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1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가 비슷한 정치 지형에 있던 ‘2017년 문재인의 길’을 따라 걷고 있다는 얘기다. 개헌론에 대한 미온적 입장, 팬덤 정치를 동력으로 한 리더십 등이 닮았다는 평가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7일 유튜브 방송에서 “개헌은 사실 데자뷔 아니냐. 박근혜 (탄핵) 때도 그랬고, 이럴 때만 되면 얘기가 나오는데 그때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선·개헌 동시투표’ 제의를 거부한 날이다.

조기 대선 상황이라 물리적 시간 자체가 부족하고, 임기 단축과 권력구조 개편 등은 입장 차도 커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19대 대선 당시 문 전 대통령의 논리와 유사하다. 공교롭게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0년 대선·총선을 함께 치르자는 주장을 했었다.

‘문파’와 ‘개딸’ 등의 강성 팬덤을 활용하는 방식도 비슷한 점이 많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팬덤이 상대 후보에 ‘문자 폭탄’을 날린 데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발언하며 사실상 이런 여론전을 용인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우 의장과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에 대한 지지층의 문자 폭탄 공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언더독’이던 8년 전에는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좌표 공격’ 대상일 때가 많았다.

이 전 대표의 조기 대선 행보는 ‘안정’ 중심이 될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1위 후보가 수선을 떨 필요는 없다. 2017년과는 달리 지금 이 전 대표에게 필요한 건 수권 능력을 갖춘 1위로서의 안정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문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택했던 지키기 전략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대표에게는 8년 전의 ‘성남시장 이재명’이 없다는 차이점이 있다. 2017년 민주당 경선 때는 이 전 대표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쟁쟁한 도전자가 문 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진보 색채가 선명했고, 안 전 지사는 중도 부분을 맡았다. 이들의 경쟁이 ‘컨벤션 효과’를 내며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쳐 최종 후보가 된 직후 40%대 지지율을 얻었다. 경선 전보다 10% 포인트 수직 상승한 것이다.

민주당도 이런 점을 고심하고 있다. 박용진 전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은 이미 경선 불참 선언을 했다. 다른 비명계 주자들은 1%대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극적인 경선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런 것을 바라기보단 본선 승리를 위해 이 전 대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07 병원서 속옷만 입고 "나 미국인이야! 녹화해"…난동 피운 남성의 최후 랭크뉴스 2025.04.18
45306 김동연 “2035년까지 男·女 대상 ‘완전한 모병제’로 전환” 랭크뉴스 2025.04.18
45305 미국 달 가는 길목에 먼저 위성망 구축한 중국...확대하는 우주 패권 경쟁 랭크뉴스 2025.04.18
45304 신축 찾는 3040 따라 인구 ‘출렁’… 양주 지난해 2만여명 급증 랭크뉴스 2025.04.18
45303 ‘국민 배신’ 비판에도 의대 증원 1년 만에 ‘원점’…갈등 불씨는 여전 랭크뉴스 2025.04.18
45302 논란의 '한덕수 대선 출마' 국민 10명 중 6명의 답변은 [NBS] 랭크뉴스 2025.04.18
45301 “트럼프 과두제와 싸우자”…미 정치판 뒤흔드는 2인 랭크뉴스 2025.04.18
45300 [대선언팩] 민주화 이후 ‘충청의 마음’ 사로잡은 후보가 대통령 당선 랭크뉴스 2025.04.18
45299 의료계에 휘둘린 ‘빈손 개혁’… 환자 고통·학사 파행 부작용만 랭크뉴스 2025.04.18
45298 "세 살 버릇 여든 넘게 가네"…'81세' 장영자, 사기로 또다시 징역 1년형 랭크뉴스 2025.04.18
45297 미국서 쫓겨난 한국인 교수… "트럼프 행정부가 돌연 비자 취소" 랭크뉴스 2025.04.18
45296 ‘KBS 수신료 통합징수’ 국회 재표결 통과…국힘 반란표 ‘21표’ 랭크뉴스 2025.04.18
45295 트럼프, '금리 인하 신중' 파월에 "임기 빨리 끝나야" 랭크뉴스 2025.04.18
45294 트럼프, 관세 정책 우려한 파월 연준 의장에 “임기 빨리 끝나야” 랭크뉴스 2025.04.18
45293 시험 문제 사고팔고…참 부끄러운 스승들 랭크뉴스 2025.04.18
45292 “안정” 강조한 한덕수, 정치적 행보로 ‘국정 불안정’만 가중 랭크뉴스 2025.04.18
45291 IMF 총재 "내주 새 경제전망 눈에 띄게 하향…리세션은 아니다" 랭크뉴스 2025.04.18
45290 "매일 붙어있던 개인데"…美서 생후 7개월 아이, 핏불에 물려 사망 랭크뉴스 2025.04.18
45289 "비행기 탔다가 '고문' 당하는 줄"…中 항공사 '초슬림 좌석'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5.04.18
45288 뉴욕증시, 유나이티드헬스 실적 실망감이 반등세 꺾어…하락 출발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