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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25년 전 사라졌다던 홍역 감염이 확산하면서 어린이들이 숨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책임론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랑 기자와 월드 이슈, 짚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홍역이 돌면서 사망자까지 나왔는데, 확산세, 어느 정도인 거죠?

[기자]

네 올해 들어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빠르게 이해가 되실 텐데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에 따르면, 현지 시각 8일까지 22개 주에서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건수로 따지면 모두 640건이 넘습니다.

지난해는 280여 건 정도였는데,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90% 이상의 사례가 집단 발병과 직접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더 심각한 건 홍역에 걸려서 목숨을 잃은 아이들까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월 말, 텍사스주 서부에서 홍역에 걸린 6살 어린이가 숨졌는데요.

홍역에 걸려 숨진 사례는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그리고 현지 시각 3일, 텍사스주에서 또 홍역으로 8살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앵커]

홍역이라고 하면,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병 아닌가요?

왜 최근 들어 미국에서 확산하는 거죠?

[기자]

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요.

이번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백신 회의론'이 꼽히고 있습니다.

백신 회의론, 말 그대로 백신의 효능이 없다거나, 부작용을 걱정하며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것인데요.

CDC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단 발병 환자 중 무려 95%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목숨을 잃은 두 어린이 모두 홍역 백신인 MMR을 맞지 않았는데요.

백신 기피와 연관성이 큰 이번 확산과 관련해, 역설적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미 보건복지부 장관/지난해 3월 18일 : "그 어떤 백신도 다른 모든 약물에는 필수적인 라이선스와 위약 대조 시험 이전에 하는 테스트를 거친 적이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에 한 발언인데요.

이전에 비해 사람들이 너무 많은 종류의 백신을 맞고 있다면서, 효능과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해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입니다.

케네디 장관, 과거에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비과학적 주장으로 논란을 빚은 전적도 있는데요.

이런 인물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당시에도 논란이 컸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텍사스의 홍역 유행을 '영양실조' 탓으로 돌리더니, 비타민A 보충제가 치료제로 효과가 좋다고 말해 우려를 키웠습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미 보건복지부 장관 : "그들(의사)은 매우 매우 좋은 (치료)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비타민A와 D가 풍부한 대구 간유를 쓴 결과입니다."]

[앵커]

백신은 놔두고 비타민 A 보충제의 효과를 강조하는 건, 사실상 민간요법을 권장하는 것 아닌가요? 의료계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민간 요법이야 말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아니잖아요.

미국 의료계 반응. 당연히 싸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비타민 A를 스스로 과다 복용한 어린이 홍역 환자들이 이상 증세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첫 사망자가 발생했던 텍사스 서부 어린이병원 의사들에 따르면, 비타민A를 과다 복용한 어린이 홍역 환자 중 일부가 간에 이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비타민 A 독성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런 발언들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을 방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피터 마크스/미 식품의약국(FDA) 전 백신 국장 : "부모들이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하도록 장려함으로써 불필요한 죽음, 어이없는 죽음이라는 이 사태를 극복해야 합니다."]

[앵커]

더 이상 홍역이 확산하는 걸 막아야 할 텐데,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일단 케네디 장관은 미국 내에서 일고 있는 비판 여론에 꼬리를 내리는 모습입니다.

두 번째로 숨진 어린이의 장례식에 다녀온 뒤 자신의 X 계정에 글을 남겼는데요.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MMR백신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백신 접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홍역 확산세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감염 사례가 3천 건 이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추정입니다.

[아메쉬 아달랴/존스 홉킨스 보건안보센터 선임 연구원 : "홍역의 치사율을 생각해 보면 600건으로 3 명 사망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3명 사망)은 대략 3,000건에서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진단 검사가 부족하고 검사를 받으러 나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걱정과 분노가 앞서는 부모들은 직접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뉴욕주와 워싱턴주 일부 공립학교는 백신 미접종 아동의 등교를 제한할 수 있도록 임시 규정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고요.

또 지역사회 일부는 백신 정보 세미나를 자발적으로 열고 예방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김주은/자료조사:이장미/그래픽제작:서수민/영상출처:@Fox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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