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서태지처럼 시대를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서태지의 저항정신을 훼손했다는 반발이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한 출마선언에서 “(서태지의 음악이) 처음에는 기성평론가들로부터 저게 음악이냐는 혹평을 받았다”며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시대를 바꾸는 문화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는 서태지, 노래는 난 알아요’였다”며 “시대교체는 어느 한 순간에 폭발하듯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서태지의 노래 ‘시대유감’을 떠올리게 하듯 그는 이날 “시대교체”도 자주 외쳤다. 한 전 대표의 발언은 서태지처럼 시대를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3년생으로 1992년 대학에 입학한 한 전 대표는 ‘엑스(X) 세대’의 대표를 자처해 왔다.

X세대는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세대로 앞선 ‘86 세대’와 달리 자유로운 문화와 개방적 태도를 특징으로 한다. 오늘도 지속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를 시작하고 이끌어온 세대란 평가도 있다. 1992년 데뷔해 이전의 가요와 다른 랩과 춤으로 청년세대의 지지를 받은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으로 불리는 X 세대의 상징이다. 정치권의 86세대를 기득권으로 비판하며 X세대의 대표 주자로 자신을 차별화해온 한 전 대표는 서태지의 상징성을 자주 차용해왔다.

그는 2023년 12월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에서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차용했다.

그는 연설문 말미에 “여러분, 동료시민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빛나는 승리를 가져다줄 사람과 때를 기다리고 계십니까? 우리 모두가 바로 그 사람들이고,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문장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대표곡 ‘환상 속의 그대’ 가사 중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를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한 전 대표가 대통령 출마 선언에서 서태지를 언급하자 비판적 반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잇따랐다. ‘윤석열 정부 황태자’라 불렸던 그의 정치 행보는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X세대의 특성과 별다른 접점이 없다.

비슷한 세대인 1971년 생인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나름, 젊다는 정치인이 무려, BTS와 아이유와 블랙핑크의 나라에서 대통령씩이나 하겠다면서 굳이, 서태지라니… 출신은 골드. 감성은 올드”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어 “이런 가사가 생각남…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박권일 미디어 사회학자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연도가 1992년인 것을 들며 “33년 전으로 퇴행하겠단 소린가. 암튼 집에 있던 태지 형한테 사과해라”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더쿠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서태지는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서태지 음악은 원래 저항정신도 강하고 팬들도 그럴 걸” “서태지 소송해야하는거 아닌가?” “BTS시대에 서태지라니” 등 반응이 화제였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251 [사설] 관세전쟁 속 정쟁 멈춘 日·獨…우리도 초당적 협력 나서라 랭크뉴스 2025.04.12
47250 대선으로 떼돈 기막힌 트럼프… 선거 치르며 재산 두배 불려 랭크뉴스 2025.04.12
47249 젤렌스키 "푸틴, 北만으론 만족 못해…중국인 수백명 참전" 랭크뉴스 2025.04.12
47248 "미국인은 104% 더 내라"…관세전쟁에 中서 반미감정 확산 랭크뉴스 2025.04.12
47247 ‘의대 정상화’ 실타래 풀었지만… 여전히 꼬인 대학 입시 랭크뉴스 2025.04.12
47246 "손가락 핥을 정도로 맛있다"…만우절 대박난 '치킨맛 치약' 랭크뉴스 2025.04.12
47245 금양, 상장폐지 위기에 이의신청서 제출…다음 달까지 재무 개선 계획 검토 랭크뉴스 2025.04.12
47244 “길 알려달라”…등굣길에 초등생 2명 차에 태워 성추행한 외국인 구속 랭크뉴스 2025.04.12
47243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 ‘구조 난항’…주민 2300여명 대피 랭크뉴스 2025.04.12
47242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사고…2명 고립·실종, 심야 구조작업(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2
47241 [사설] 한덕수 대행 대선 출마, 적절한가 랭크뉴스 2025.04.12
47240 풀려난 명태균 ‘일단 침묵’…국힘 대선 뒤흔들 ‘새로운 폭로’ 나올까 랭크뉴스 2025.04.12
47239 비명계 김경수 대권 도전 공식화...13일 세종서 출마 기자회견 랭크뉴스 2025.04.12
47238 ‘계엄 폭로’ 홍장원, 국정원 대선개입 우려…“정치적 중립 의구심” 랭크뉴스 2025.04.12
47237 ‘불법대출 의혹’ 신한은행 직원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랭크뉴스 2025.04.12
47236 "3분 안에 사망할 수도"…가스레인지 '삼발이 커버' 주의보 랭크뉴스 2025.04.12
47235 소방 당국 “광명 지하터널 붕괴 현장 인근 주민 2300여명 대피 조치” 랭크뉴스 2025.04.12
47234 ‘중복상장 논란’ 제노스코, 거래소 상장 미승인에 IPO 무산 랭크뉴스 2025.04.12
47233 민주당 김경수 전 지사, 13일 대선 출마 선언 랭크뉴스 2025.04.12
47232 ‘차기 대통령’ 이재명 37% 1위…차출론 한덕수 2% [갤럽] 랭크뉴스 202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