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 자격과 성공 가능성을 두고 비판이 나왔다.
10일 국민의힘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대선 경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당에서 한 권한대행이 출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고 설득하는 의원이 십수 명은 된다”며 “실제 출마하면 의원 중 수십 명은 한 권한대행에게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을 통상 위기에 대응할 경제·통상 전문가로 꼽으면서 전북 출신, 노무현 정부에서 일한 경험, 안정감 등도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호남 지역 당협위원장 12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글로벌 통상전쟁의 적임자, 호남의 상징성과 국민통합 메시지를 지닌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어, 욕설 능통자 vs 영어, 불어도 능통자”, “국정 파괴 경험자 vs 국정 안정 경험자”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비하며 한 권한대행을 띄웠다.
이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출마하는지 물었고 한 권한대행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총리실이 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출마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한 권한대행 출마론 확산은 이 전 대표에 맞설 구 여권 주자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 인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면 오는 15일 안에 총리를 사퇴하고 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을 나눠져야 하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적절한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자진 사퇴를 할 수 있는지, 대선 관리 역할을 하다가 선수로 출마하는 게 맞는지 등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견제와 비판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을 돕는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에서 “행정과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며 “(경선 통과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이야말로 이번 계엄의 직접 당사자인데 대통령이 파면 선고 받은 상황에서 무슨 면목으로 출마하나”라며 “(2017년에) 반기문씨 대통령 만들려다 못하고 만 그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매번 바깥에서 새 인물만 찾는 기회주의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항간에 소문대로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면 헛된 꿈이니 얼른 꿈 깨시라고 말씀드린다”며 “우리 국민께서 또다시 망상에 빠진 헌법 파괴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줄 것이라 기대하는 건 거대한 착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