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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 장벽을 더 높이겠다고 해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75개 이상의 국가가 무역과 관세, 환율 조작, 비관세 장벽 등을 두고 미국과 협상을 원하고 있고, 어떠한 보복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는 즉시 125%로 인상한다”며 “이는 세계 시장에 중국이 보인 존경심이 부족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전경. /금호석유화학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세계 주요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중국 34%, 유럽연합(EU) 20%, 일본 24%, 인도 27%, 한국 25% 등이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상호관세 조치에 대한 우려가 컸다. 최근 수 년 간 중국이 저렴한 가격에 석유화학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대미(對美) 수출길까지 막히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다.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국가별 수출 비율은 중국이 전체의 36.9%로 가장 컸고 베트남(11.4%), 미국(8.9%) 순이었다. 미국은 중국보다 수출 비중이 작지만, 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는 줄어든 수익을 만회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혔다.

중국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저렴한 러시아산(産) 원유를 들여오면서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추고 생산력도 늘렸다. 이에 중국 수출에 타격을 받게 된 국내 기업은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20년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대미 수출 비율은 5.1%였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비율 2위인 베트남이 46%에 이르는 상호관세 부담을 벗어난 점도 호재로 꼽힌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기초 소재인 석유화학 제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등으로 수출한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그대로 부과됐다면 베트남의 한국산 석유제품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컸다.

금호석유화학의 라텍스 제품으로 만들어진 의료용 장갑. / 금호석유화학 제공

석유화학 업계와 금융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면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에 강점을 가진 업체들은 미·중 갈등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표적인 스페셜티 품목으로는 의료용·산업용 장갑의 소재로 쓰이는 NB라텍스가 꼽힌다. 국내에서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 등이 이 제품을 만들어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한다.

하나증권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NB라텍스 소재 장갑의 수입 비율은 지난해 12월 35%였는데, 관세 부과 이후인 올해 1월에는 7%로 급감했다. 하나증권은 “상호관세 부과로 중국산 장갑의 미국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내 NB라텍스 업체인 금호석유화학 등에는 긍정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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