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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 트럼프 관세 정책 일제 비판 논평
‘중국 디커플링’ 노렸다가 동맹국들 신뢰 잃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부과했던 고율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면서 시장은 반등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번 사태의 후과는 계속될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미국의 신뢰는 바닥을 쳤고, 중국은 트럼프가 후퇴하는 모습을 봤으며 동맹 관계는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날 ‘트럼프가 방금 미국에 끼친 손해’라는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가 중국과 세계를 향해 “난 압력을 견딜 수 없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썼다. 책이라면 “비명의 기술”이라는 제목이 달릴 것이라면서, 1987년 부동산업자 트럼프가 펴낸 책 ‘거래의 기술’을 빗대 비아냥댔다.

그는 돈만 날린 게 아니라면서 “귀중한 신뢰가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가장 가까웠던 동맹국들이 이 행정부를 다시는 믿겠냐는 지적이다. 프리드먼은 중국과 무역수지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는 동조하면서도, 14억만명을 거느리고 능력과 사회기반이 있는 대국을 상대하려면 유럽연합,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 동맹국들과 어깨 걸고 단일 전선을 구축했어야 한다고 짚었다.

문제는 트럼프가 전 세계 대 중국의 구도로 만드는 대신 미국대 전 세계의 싸움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트럼프가 움찔한 것과 동맹들을 내쳤다는 것도 알았다며, 우방들이 다시는 중국에 함께 대항하지 않을 수 있고 되레 중국을 미국보다 더 안정적인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움찔했다’는 제목은 이날 각국 언론의 주요 제목 중 하나였다. 그리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낳는 폐해에 대한 분석도 엇비슷했다. 지금이라도 물러선 게 다행이지만 관세 정책은 일시 유예가 아닌 전면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움찔했다. 위험은 남아있다”는 사설을 내어 트럼프가 해변에 왕좌를 두고 파도를 멈추라고 명령한 전설 속 카누트 왕처럼 행동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가 세계 각국을 향해 관세를 발표하고 일주일 뒤 여전히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고는 구명조끼를 집어 들었다고 묘사했다. 미국 채권 매도가 이어지자 정치인들이 흔들렸으며, 트럼프가 중국에 맞서기 위해서는 일본, 한국, 대만 등 동맹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지적이다. 균열을 노리던 중국에는 기회를 안겨준 셈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트럼프가 관세에서 다시 움찔했다, 지금으로써는”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목적이 중국과 ‘디커플링’하는 것이라면 피해를 완화하는 방법의 하나는 동맹국과의 무역을 확대하는 것이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적과 친구 모두에게 적용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번 후퇴가 기업들에는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보통은 “미국에 반하는 투자를 말라”로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 잘못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신호”라며 “필요한 것은 일시 정지가 아니라 정책 전환”이라고 썼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의 관세 후퇴는 미국에 지속될 상처를 남겼다”는 ‘브레이킹뷰’에서 남은 것은 “자아 중심적인 고립이 가져온 지속적인 고통뿐”이라고 썼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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