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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파악하기로는 상당 기간 후임자에 대해 인사검증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기 전 인사검증이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라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유 의원 말은 불과 몇 시간 뒤 당사자인 이완규 처장 입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인사검증 동의서를 언제 썼느냐’는 민주당 의원 물음에 “월요일(7일) 오전 지명 연락을 받았고, 그날 오후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답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 처장 지명 발표를 한 것은 8일 오전 10시였다. 이 처장처럼 검찰 출신인 유 의원의 “상당 기간 인사검증”은 ‘아무말’이었던 셈이다.

한 권한대행은 왜 이리 급박하게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해야 했을까. 6·3 대선까지 50여일 간 그저 ‘관리자’ 정도 역할을 하다 퇴임한 뒤 내란 관련 수사를 받을 처지였던 그는, 윤석열 최측근인 이완규를 지명한 뒤 극우·보수 지지자들의 관심을 모으며 단 하루 만에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한 권한대행의 8일 하루 일정은 이렇다.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미 시엔엔(CNN) 인터뷰 공개·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 국무총리실은 트럼프와의 통화를 공지하며 “한·미 정상 통화”라는 표현을 3차례나 썼다. 오전부터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일방 임명한 뒤, 하루의 마지막은 ‘정상 통화’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대통령 행세’를 마무리한 것이다.

급기야 10일에는 ‘정상 통화’에서 트럼프가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물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한 권한대행은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대선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라는 점에서 한 권한대행 쪽에서 흘리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내용이라고 의심한다. 국무총리실은 해당 보도에 대해 “정상 간 통화고 외교적 사안이라 별도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오보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 이유로 든 ‘최상목 탄핵심판’은 아직 국회 법사위 문턱도 넘지 않았다. 인사검증 없는 ‘이완규 날림 지명’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5월3일 대선 후보 선출)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이완규 지명 뒤 곧바로 ‘한덕수 대망론’을 띄운 것도 이런 의심을 키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이완규 지명 전 파면된 윤석열이나 국민의힘 지도부와 사전 논의를 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국민의힘에서는 대선 경선 후보 등록 기간인 오는 14∼15일이 지난 뒤에도 한 권한대행 출마길을 열어 주는 ‘경선 특례’까지 거론된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1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직은 고려하는 것이 없다. (한덕수) 본인으로서도 준비 기간이 없기 때문에 그냥 (대선) 열차에 빨리 타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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