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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다시 현장 가보니…지반 지탱하던 대나무 타 산사태 우려
골목길 좁아 철거 난항…오가는 주민도 거의 없어 적막


산불에 잿더미가 된 해안 마을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9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이 지난달 번진 산불로 여기저기 타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4.9 [email protected]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비탈진 곳인 데다가 길도 좁아서 불에 탄 집 철거도 어렵고, 그 뒤에 복구하기도 어려워서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9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 마을은 따개비가 바위에 붙은 것처럼 주택들이 해안 급경사지에 붙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해안도로에서는 길가 주택만 보이지만 마을에 들어서면 급경사지를 타고 작달막한 집과 좁은 골목길,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진다.

이 때문에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그리스 산토리니섬과 비슷한 풍광을 보여 한국의 산토리니란 별칭으로 불렸다.

해안에 접한 이 마을은 지난달 25일 강풍을 타고 번진 경북 산불로 큰 피해가 났다.

주민 1명이 숨지고 주택 78가구 중 66가구가 탔다.

석리에서도 바다와 접한 따개비마을에서는 화마를 피한 주택이 드물었다.

겉보기엔 멀쩡해도 여기저기 불에 그을렸거나 탄 흔적이 보여 크든 작든 모두 피해를 봤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엉망이 된 마을길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9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이 지난달 번진 산불로 여기저기 타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4.9 [email protected]


따개비마을은 산불이 휩쓸고 간 직후에는 타다 남은 나무와 철판, 가재도구, 흙, 돌이 범벅이 돼 마을 안에 들어설 수 없을 정도였다.

2주 만에 이날 다시 찾은 마을은 그나마 골목길에 있던 잡동사니가 좀 치워졌으나 여전히 다니기는 어려울 정도로 복잡했다.

아직 불에 탄 집이 철거되지 않았고 골목길에는 가재도구와 유리조각, 돌 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오가는 주민도 거의 없어 적막했다.

주민들은 앞으로 복구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 마을에는 대나무가 뿌리를 뻗어서 비탈진 땅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으나 이번 산불로 대부분 탔다.

한 50대 주민은 "지반이 약한 상태인데 태풍이 지나가거나 비가 많이 내리면 산사태가 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길이어서 중장비를 동원해 집을 철거하기도 어렵다.

대다수 주민은 현재 임시 거처에 머물면서 복구에 엄두도 못 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름 밝히길 거부한 60대 주민은 "나무뿌리까지 다 탔기 때문에 이대로는 지반이 약해서 비가 오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산불에 탄 해안 마을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9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이 지난달 번진 산불로 여기저기 타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4.9 [email protected]


산불에 검게 그을린 바닷가 마을
(영덕=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이 산불에 폐허가 돼 있다. 2025.3.26 [email protected]


산불이 지나간 자리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9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따개비마을이 지난달 번진 산불로 여기저기 타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4.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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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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