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美의 125% 對中관세엔 "풍선효과로 우리 제3국 수출에 간접피해"
고위관계자 "방위비 등은 논의 안해…경제안보는 앞으로 포함될 수도"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과 그리어 미국무역대표
(서울=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 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미국 관세 조치 등 통상현안 관련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4.9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고 10% 기본관세만 부과하기로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금번 유예 조치는 미국 측과의 관세 협상을 지속해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이 중국에 125% 관세를 부과한 것을 두고 "우리 기업의 대중(對中) 수출 및 풍선효과로 우리의 제3국 수출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한 대미 협의 등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풍선효과는 미국의 관세 장벽으로 인해 대미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한국과 주변국으로 덤핑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정 본부장은 방미 기간 미국 측과 협의한 결과, 미국 측은 앞으로 미국무역대표부(USTR), 재무부, 상무부가 상호 연계해서 한국과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전날 이뤄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를 통해 미국과 관세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우호적 모멘텀(동력)이 형성되고 협상을 위한 큰 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국과의 협상은 단판 승부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대화와 끈질긴 설득, 민관의 노력 등이 어우러져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상호관세, 철강과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에 대해 관세 인하 등 "특별한 대우"를 요청했다.

이날에는 상무부의 윌리엄 키밋 국제무역 차관 내정자와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국(BIS) 차관을 만나 미국의 품목별 관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에 대해 안정적인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공급망 및 경제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4.9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이들 협의에서 미국이 이날 상호관세를 유예할 수 있다는 징후는 포착하지는 못했다.

정부는 상호관세가 모든 국가에 똑같이 적용되는 품목별 관세와 달리 국가별로 상이하고,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호관세를 가장 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해왔다.

정 본부장은 미측과 무역수지 문제, 조선 협력,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비롯한 에너지 협력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된 내용은 없다고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위관계자는 무역수지와 관련해 "우리로서는 그걸(대미 무역흑자) 줄이는 게 쉽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에 우리가 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해서 기업에 수출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정부가 역량을 발휘해서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쪽으로 최대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관계자는 미측과 방위비 문제도 논의했냐는 질문에 "통상 이슈 외의 분야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리어 USTR 대표는 전날 의회 청문회에서 밝힌 대로 앞으로 무역 협상에서 순수한 통상 현안 외에 경제안보 문제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고위관계자는 "USTR이 미국의 경제안보를 동맹국과 굳건히 하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수출통제나 투자심사 강화 이런 부분도 한미 간에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한국과 일본을 우선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으로 협상하라고 했다지만 우리로서는 다른 나라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봐가면서 국익을 극대화할 협상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미 보복을 검토하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한미 간에 형성된 동맹관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절대적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 현실적으로 보복했을 때 그에 따른 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내부적으로 보복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상황이나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면담
(서울=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 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미국 관세 조치 등 통상현안 관련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2025.4.9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902 국가성평등지수 65.4점…양성평등의식 약화에 첫 '후퇴' 랭크뉴스 2025.04.17
44901 윤석열 11%? 40%? 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제대로 보는 법 총정리 랭크뉴스 2025.04.17
44900 "반수 제한" 초강수 전국 로스쿨…'두자릿수 성장' 사교육은 급팽창 랭크뉴스 2025.04.17
44899 [단독] 인구 비슷한 TK와 호남, 경선 반영은 3배 차이... 국민의힘 여론조사 왜곡? 랭크뉴스 2025.04.17
44898 처자식 죽이고도 집유? 살인피해자의 31%인데 가중처벌 없다 랭크뉴스 2025.04.17
44897 홈플러스·발란·JDX 다음은 누구…기업들 돈줄이 말라붙었다 [돈줄 가뭄] 랭크뉴스 2025.04.17
44896 [이슈 In] '11年 담배소송' 항소심 내달 마지막 변론…누구 손 들어줄까 랭크뉴스 2025.04.17
44895 수업 도중 “싱싱할 때 애 낳아라”…서울시교육청, 성희롱 교사 징계 요구 랭크뉴스 2025.04.17
44894 [오늘의 운세] 4월 17일 목요일 랭크뉴스 2025.04.17
44893 이준석 "계엄 옹호세력과 빅텐트? 이재명 막는데 비효율"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②] 랭크뉴스 2025.04.17
44892 '돈세탁 실형' 페루 前대통령 부인 망명…도피 논란 랭크뉴스 2025.04.17
44891 트럼프, 일본과 관세·방위비 패키지딜 시사…내주 한국에도 꺼내나 랭크뉴스 2025.04.17
44890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오늘 발표…증원 前 '3천58명' 유력 랭크뉴스 2025.04.17
44889 [사설] 헌법재판관 지명 효력 정지… 한 대행, 국정 안정에 힘쓰길 랭크뉴스 2025.04.17
44888 커져가는 싱크홀 불안에 …서울시, 지하 조사 장비 추가로 들인다 랭크뉴스 2025.04.17
44887 일격 맞은 '한덕수 차출론'... 단일화 외쳤던 김문수 '머쓱' 랭크뉴스 2025.04.17
44886 광주의 우려 “이재명 밀어야제…근디 무조건 파랑은 아니랑께”[진보심장 르포] 랭크뉴스 2025.04.17
44885 美관세대응 보폭 늘리는 현대차…무뇨스 "중장기 사업전략 재검토" 랭크뉴스 2025.04.17
44884 파월 "관세로 물가↑·성장↓…연준 양대 목표 달성 힘들 수도"(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7
44883 지갑 닫은 소비자… 콧대 꺾인 다이슨 랭크뉴스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