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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5조원 가치의 자회사 SK실트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SK스페셜티 매각에 이어, 알짜 반도체 계열사를 정리해 현금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SK실트론에 대한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9일 공시했다. SK가 최태원 회장 지분(29.4%)을 제외한 SK실트론 지분 70.9%를 매각해 3조원 대 현금을 확보하려 한다는 전날 언론 보도에 대해서다.

SK실트론은 지난 2017년 SK가 LG로부터 인수한 회사로, 반도체·전력반도체용 웨이퍼를 만든다. 지난해 매출 2조 1268억원에 영업이익 3155억원을 냈다. 연 매출 중 SK하이닉스와 거래 비율은 19.8%(2022년)→20.7%(2023년)→21.9%(2024년)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SK는 지난해 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만들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에 위원장을 맡겼다. SK스퀘어,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유관 계열사와 함께 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SK는 지난달 반도체 특수가스 회사 SK스페셜티 지분 85%를 2조6300억원에 한앤컴퍼니에 팔았고, 이어 웨이퍼 회사 매각도 저울질하는 것이다. SK스페셜티는 SK에 연간 1500억원을 현금 배당하는 캐시카우였다.
신재민 기자

이는 그룹사 자금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SK㈜는 74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별도 기준), 자회사에서 1조900억원 대 손상차손이 난 여파다. 자산가치의 하락 분이 1조원이 넘었다는 애기다. 8리버스(-3600억원), 플러그파워(-2500억원), SK시그넷(-1216억원), SK파워텍(-1157억원) 등에서 손상 인식이 컸다. SK가 지난 3~4년간 단행한 수소·전기차 관련 대형 투자들이다.
신재민 기자

플러그파워는 미국 수소회사로, 지난 2021년 SK그룹이 16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9.6%를 확보했는데 현재 시가총액이 11억 달러다. SK가 2023년 5185억원을 투자한 미국 기후테크 회사 8리버스 지분의 현재(2024년말) 가치는 1500억원이다. SK는 2022년 1510억원에 인수한 전력반도체 SK파워텍을 지난달 SK키파운드리(SK하이닉스 자회사)에 249억원에 양도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수소 시장의 성장도 더뎌 ‘웨이퍼(SK실트론)-전력반도체(SK파워텍)-전기차충전(SK시그넷)’으로 구축한 가치 사슬 전반이 흔들린 탓이다.

지난해 SK㈜ 배당금 수익은 7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SK이노베이션이 무배당을 결정하는 등 석유화학 관계사 업황이 좋지 않아서다. 다만 올해는 정보기술(IT) 용역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SK가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와 맺은 IT 용역 계약은 총 4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SK 측은 “SK하이닉스가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필수 IT 인프라도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신재민 기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SK㈜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없고,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한 중간지주사 SK스퀘어는 배당을 하지 않는다. SK㈜와 SK하이닉스 간 자금 통로가 없는 셈이다. SK스퀘어의 지난해 매출 1774억원 중 98.8%는 SK하이닉스 배당수입(1753억원)이었다.

SK㈜는 지난해 주당 손실로 1만3534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회사는 주당 7000원(우선주 7050원) 배당을 결의했다. 지난해보다 배당 규모가 39.5% 늘었다. SK㈜의 1~3대 주주인 최태원 회장(17.9%), 국민연금(7.61%),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65%)이 각각 908억원, 386억, 337억원을 배당받는 등 올해 총 3856억원을 배당하게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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