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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관세전쟁’이 전 세계로 확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효시킨 9일(현지시간)에 맞춰 주요국들이 맞대응에 나서면서다.

중국은 9일 미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올려 10일 낮 12시1분(현지시간)부터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對中) 104%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어 유럽연합(EU) 역시 오는 15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최고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캐나다도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불똥은 한국 외환시장으로 옮겨붙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역내 위안화 기준치를 ‘1달러=7.2066위안’으로 전 거래일보다 0.04% 절하했다고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달러화 표시 중국 상품의 가격이 낮아져 미국이 부과한 관세 부담이 줄어든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5위안까지 떨어뜨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높아진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자 위안화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원화값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9원 내린(환율은 상승) 1484.1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 역시 1년5개월 만에 2300선 아래로 하락했다.



위안화 값 떨어뜨린 중국…미·중, 관세전쟁 이어 환율전쟁
9일 코스피가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에 장을 마쳤다.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장진영 기자
중국의 추가관세 부과 조치는 9일 저녁 기습적으로 발표됐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0일 낮 12시1분(현지시간)을 기점으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율을 34%에서 84%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발표한 보복관세율은 미국의 관세부과율에 정확히 대응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20% 관세, 34% 상호관세, 50% 추가관세를 부과해 총 104%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차례대로 34% 보복관세, 50% 추가관세를 부과해 총 84%의 관세를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미국의 50%포인트 추가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또 실드AI와 시에라네바다 등 미국 군수기업 6개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추가하고, 아메리칸포토닉스(렌즈 제조), 노보텍(바이오), 에코다인(드론) 등 미국 12개 기업에 대해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EU 회원국들 역시 9일 미국산 아몬드, 오렌지주스, 철강 및 알루미늄, 담배, 요트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 역시 미국이 EU에서 수입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과 EU 국가들을 환율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관세 등 무역제재의 강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미란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보고서 ‘글로벌 무역시스템 재구성 사용자 가이드’에서 “징벌적 관세 이후, 유럽과 중국 같은 무역 파트너가 관세 인하를 대가로 통화 협정에 더 수용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춰 미국 관세에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의 관세율이 워낙 높아 이를 모두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위안화 값을 너무 떨어뜨리면 자본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중국도 환율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미 일본 등 일부 동맹국은 환율을 미국 관세 협상의 의제로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차준홍 기자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강경책을 내놓으면, 세계경제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가와 금리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1%포인트 급등한 4.29%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경기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중국이 국채 매각을 통해 금리 상승을 유도하며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려는 전략을 펼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국채를 약 7608억 달러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보유국이다.

위안화 값 떨어뜨린 중국…미·중, 관세전쟁 이어 환율전쟁
중국의 추가관세 부과 조치는 9일 저녁 기습적으로 발표됐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0일 낮 12시1분(현지시간)을 기점으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율을 34%에서 84%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발표한 보복관세율은 미국의 관세부과율에 정확히 대응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20% 관세, 34% 상호관세, 50% 추가관세를 부과해 총 104%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차례대로 34% 보복관세, 50% 추가관세를 부과해 총 84%의 관세를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미국의 50%포인트 추가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또 실드AI와 시에라네바다 등 미국 군수기업 6개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추가하고, 아메리칸포토닉스(렌즈 제조), 노보텍(바이오), 에코다인(드론) 등 미국 12개 기업에 대해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EU 회원국들 역시 9일 미국산 아몬드, 오렌지주스, 철강 및 알루미늄, 담배, 요트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 역시 미국이 EU에서 수입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과 EU 국가들을 환율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관세 등 무역제재의 강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미란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보고서 ‘글로벌 무역시스템 재구성 사용자 가이드’에서 “징벌적 관세 이후, 유럽과 중국 같은 무역 파트너가 관세 인하를 대가로 통화 협정에 더 수용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춰 미국 관세에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의 관세율이 워낙 높아 이를 모두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위안화 값을 너무 떨어뜨리면 자본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중국도 환율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미 일본 등 일부 동맹국은 환율을 미국 관세 협상의 의제로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강경책을 내놓으면, 세계경제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가와 금리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1%포인트 급등한 4.29%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경기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중국이 국채 매각을 통해 금리 상승을 유도하며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려는 전략을 펼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국채를 약 7608억 달러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보유국이다.

한편 글로벌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이날 코스피는 2300선을 내줬다.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3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3년 11월 1일(2288.64) 이후 처음이다. 상호관세 발효와 원화가치 하락에 이날 외국인은 7084억원, 기관은 123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한편 글로벌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이날 코스피는 2300선을 내줬다.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3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3년 11월 1일(2288.64) 이후 처음이다. 상호관세 발효와 원화가치 하락에 이날 외국인은 7084억원, 기관은 123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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