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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예전에 ‘카카오란 사명까지 다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지금 보니 ‘다 팔 수 있다’는 말이었나 싶다.” 카카오 모빌리티(카모)와 다음 등에 이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엔터) 매각설까지 불거진 9일, 한 카카오 관계자가 보인 반응이다. 카카오는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주요 계열사를 대폭 정리할 수 있단 소문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무슨 일이야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월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는 이날 오전 엔터 매각설에 대해 “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엔터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해당 회사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앞서 투자은행 업계 등에선 카카오가 주요 주주들에게 회사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노조는 반대 입장을 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온)는 최근 매각설이 나온 카카오VX, 헬스케어, 카모 등을 거론하며 “모두 인수 대상으로 사모펀드가 거론된다. 공공성이 후퇴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포털 다음의 분사 및 매각설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게 왜 중요해
엔터는 한때 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을 실현할 미래 사업으로 꼽혔다.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 인수도 이 과정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타파스엔터테인먼트, 래디쉬 등 수천억원대 투자는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고, 엔터 계열사가 무더기로 늘며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판도 커졌다. SM 인수 과정에선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지며 지난해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가운데)이 지난해 7월 23일 오전 구속됐다. 사진은 김위원장이 하루 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회사 안팎에선 엔터 매각이 실패의 역사를 덜어낼 뿐 아니라, 미래 전략을 수정하는 ‘카카오 대격변’ 측면에서 의미가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엔터 매각으로 수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면 현재 ‘올인’ 중인 인공지능(AI) 사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 엔터 계열사 42개(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를 한 번에 덜어내 ‘문어발식 경영’이란 오명도 벗을 수 있다. 카카오는 2023년 5월 147개였던 계열사 수를 지난 2월 116개까지 줄였다.

한 회사 관계자는 “엔터 매각이 실현될진 알 수 없지만, 문어발을 잘라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는 기조 아래 AI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건 확실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과거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았던 ‘뉴 이니셔티브’(클라우드·AI·헬스케어) 대신 AI로 무게 중심을 옮긴 건 사실이다. AI 사업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설과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것도 알아야 해
서울역 인근에서 카카오T 택시가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카모 지분 매각설은 더 구체적이다. 당장은 2대 주주인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지분(29.04%) 매각이 이뤄질 것이냐가 관건이지만, 장기적으론 카카오도 일부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미 TPG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VIG파트너스가 향후 기업공개(IPO) 실패에 대비해,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는 조항을 주주 간 계약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추진 중이며 상당 부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모는 꾸준히 돈을 벌고 점유율도 압도적이지만, 카카오의 골치를 아프게 한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산업은행이 VIG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 입장에선 유사시 경영권을 넘기고 일부 지분 만큼만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도 외국계 회사에 파는 것보단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중앙플러스: 팩플 3조 퍼붓고 5년 잃어버렸다…“카카오, 동아리 같은 회사”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1114

“사명도 바꿀 수 있다” 혁신 1년…AI카나나, 카카오 이름값 할까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172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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