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의 1060일 ④ 결정적 장면 (하)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7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축출되자 권성동 원내대표에 “내부 총질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 졌습니다”란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뉴스1]
정치 입문 9개월 만에 권력의 정점에 선 윤석열 전 대통령은 2년 11개월(1060일) 만에 물러났다. 결정적 몇 장면의 비하인드를 전한다.

#독이 된 벼락 성공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2022년 7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윤 전 대통령이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이었다. 약 2주 전 성 접대 의혹으로 징계를 받고 국민의힘 대표직에서 축출됐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지난해 9월 무혐의 처분)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속내가 처음 공개됐다.

평생 검사였던 윤 전 대통령은 상하 관계에 익숙했다. 당 대표도, 국회의원도 모두 아랫사람이라 여기는 성향이 강했다. 여기에 정치 입문 9개월 만에 대통령이 된 벼락 성공의 경험은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못해 본’ 정치인의 조언을 듣지 않는 배경이었다. 정치 경력만 20년이 넘는 한 광역자치단체장은 “윤 전 대통령이 식사할 때 나에게 ‘정치는 무엇보다 지지층 결집이 가장 중요하다’고 정치를 가르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연한 듯 당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 이른바 ‘윤심 논란’은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벌어진 전당대회에서 매번 반복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때도 “동훈이가 아니면 총선에서 쉽지 않다”는 윤 전 대통령의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당시 대통령실에 있던 한 전직 수석은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것이라 반대하는 이도 많았다”고 했다.

#영수회담 뒤, 국회 발길까지 끊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표를 만나보라고 하니, 표를 하나 그려주더라.”

한 전직 대통령실 참모의 말이다. 1997년~1999년 성남지청 검사로 근무했던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성남시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9일 대표직 사퇴)를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참모들에게 이 전 대표의 과거 이력 등을 직접 표로 그리며 “내가 왜 이런 사람과 만나야 하느냐” “범죄 피의자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랬던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총선 참패 뒤 돌변했다.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갑작스레 영수회담을 추진했다. 참모들에게 “이 대표 번호를 저장해뒀다. 언제든 전화해 국정을 논의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2024년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처음이자 마지막 회담이 열렸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윤 전 대통령 집무실에 앉자마자 “오다 보니 20분 걸리는데, 실제 오는 데는 700일”이 걸렸다는 뼈있는 말을 던졌다. 이어 “듣기 거북하실 텐데”라며 A4용지 10장 분량의 모두발언을 15분간 읽어내려갔고 윤 전 대통령의 얼굴은 굳어졌다. 윤 전 대통령이 상상했던 협치의 모습과 실제 만남 사이엔 괴리가 있었다.

영수회담 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여야 간 합의로 통과되는 성과도 있었지만, 이후 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와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다시 반복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9월,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첫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윤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는 국회를 왜 가야 하느냐”며 야당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 이 기사의 전문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막내급 기자가 청담동 술자리 질문…尹, 그날 도어스테핑 좌절" 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374

"비속어 썼으니" 참모들 제안…'바이든 날리면' 실상은 이랬다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066

"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699

총선 출구조사에 격노한 尹 "그럴 리 없어! 당장 방송 막아!"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454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047 [속보] 트럼프, 미일 관세 협상 시작에 "큰 진전" 랭크뉴스 2025.04.17
45046 트럼프 71억 짜리 영주권 진짜 나오나…‘골드 카드’ 시스템 구축 중 랭크뉴스 2025.04.17
45045 브랜드 로고·사진까지 베꼈네…우후죽순 ‘사칭 사이트’ 주의보 랭크뉴스 2025.04.17
45044 이재명 39% 홍준표·김문수 8%…한덕수 대망론 "부정적" 66% 랭크뉴스 2025.04.17
45043 [속보] 문다혜 1심서 벌금 1500만원…음주운전·불법숙박업 혐의 랭크뉴스 2025.04.17
45042 지갑 닫은 소비자… 콧대 꺾인 프리미엄 가전 랭크뉴스 2025.04.17
45041 유영재 선처 호소 "한순간 잘못 판단"…선우은숙 언니 강제추행 인정 랭크뉴스 2025.04.17
45040 황교안은 입 다물었던 트럼프 질문, 한덕수는 어떻게 알려졌을까 랭크뉴스 2025.04.17
45039 기아타이거즈 홈 경기서 여성 몰카 찍은 70대 입건 랭크뉴스 2025.04.17
45038 이재명 “임기 내 세종집무실 건립하겠다” 랭크뉴스 2025.04.17
45037 윤석열·김건희, 7일 만에 물 228톤 쓰고 나갔다…또 세금 줄줄? 랭크뉴스 2025.04.17
45036 권성동, 질문하는 기자 손목 잡아채 끌고가 “지라시 취재는 거부” 랭크뉴스 2025.04.17
45035 [속보] '음주운전·불법 숙박업' 문다혜, 1심 벌금 1500만원 랭크뉴스 2025.04.17
45034 성 비위로 해고된 직원, 송별회서 대표 아내 성폭행 후 도주 랭크뉴스 2025.04.17
45033 20세 최연소 사시 합격자 깜짝 근황…8년 다닌 김앤장 퇴사, 왜 랭크뉴스 2025.04.17
45032 ‘포스코이앤씨’ 신안산선 붕괴 사망자, 지하 21m 토사물에 매몰 랭크뉴스 2025.04.17
45031 매일 붙어지내던 반려견의 습격… 생후 7개월 아기 숨져 랭크뉴스 2025.04.17
45030 경북 산불 실제 피해 9만ha, 산림청 발표의 ‘2배’…초기 추산 엉터리? 랭크뉴스 2025.04.17
45029 음주운전·불법 숙박업 혐의 문다혜 1심서 벌금 1500만 원 랭크뉴스 2025.04.17
45028 "지라시 언론사는 가라"... 권성동, 기자 손목 붙잡아 끌고 가며 취재 거부 랭크뉴스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