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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6일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특별담화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자신이 제안한 대선·개헌 동시투표 추진을 철회했다. 대선 유력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권력구조 개편 개헌에 선을 긋는 등 미온적인 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으로 정국이 혼란에 빠진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현 상황에서는 대선 동시투표 개헌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위헌·불법 비상계엄 단죄에 당력을 모아온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이 당장은 개헌논의보다 정국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헌이 국회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이라면 사실상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조기 대선은 헌정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헌법 절차로, 12·3 비상계엄이 파괴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합의의 내용과 개헌의 골자를 각 정당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제시해주길 요청한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열리고 개헌 추진 동력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의 대선·개헌 동시투표 제안 철회는 이 전 대표와 민주당의 강력 반발 때문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지난 6일 제안에 앞서 민주당 측과 소통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제안 이튿날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권력구조 개편 개헌에 선을 긋고, 비상계엄 요건 강화 등 제한적인 개헌에만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 의원 대다수도 반대 의사를 피력했고, 일부 당원들은 우 의장이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내각제 개헌에 힘을 실어 ‘내란 세력’에 숨통을 트이려 한다고 비난했다. 우 의장은 “어떤 이유로 의장의 개헌 제안이 내각제 개헌으로 규정됐는지 알 수 없다”며 “합리적이고 진지한 토론을 위축시키고 봉쇄하는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한 권한대행이 전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함으로써 국회를 무시하고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안정적 개헌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선·개헌 동시투표 개헌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치권 개헌 논의는 각 대선 후보의 공약 제시 차원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도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지난 대선에서 내놨던 개헌안을 정비해 다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표가 구체적인 개헌안을 공약하지 않고 개헌 추진 절차와 일정 정도만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투표법 개정은 당장 추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은 헌법불합치 상태를 해소해야 하기에, 대선 동시투표 개헌 무산 여부와 상관없이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다음주쯤 법안심사 2소위를 열고 논의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직하게 개헌을 추진하던 국회의장조차도 버텨내지 못하는 모습은 이재명 대표 뜻에 반하는 의견에 대해선 당내 논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1인 독재 정당, 민주당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시민사회·국민과 함께 변함없이 개헌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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