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한군 복무기간 '최대 13년'…전 세계서 가장 길어
70여개국 징병제 시행…이집트 '최대 36개월' 복무
한국 육군 복무기간 3년에서 18개월로 줄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서울=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5.1.12 [젤렌스키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올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이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군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해 이목을 끌었다.

이들 북한군 포로는 장기 복무하면서 부모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북한군의 복무 기간은 최대 13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 중에서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이 가장 길다고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은 비교 상대국이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군 복무 기간이 길다. 북한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군 복무 기간이 긴 국가는 이집트인데 최대 3년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정보부(CIA)와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 발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북한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복무 기간을 비교 검증해봤다.

북한군 복무기간 '최대 13년'…농업·건설에도 투입
북한의 병역제도는 1956년 민족보위성 명령에 따라 모병제로 시작됐으나, 사실상 징병제로 운영됐다.

1958년 군 복무 기간을 육군 3년 6개월, 해·공군 4년으로 정했지만, 실제로는 육군 5∼6년, 해·공군 8년, 기술병과 요원 8∼9년이었다.

북한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준전시 상태를 대비해 '10년 복무 연한제'를 실시하며 복무기간을 대폭 늘렸다. 1996년에는 남성은 30세까지, 여성은 26세까지 복무하는 '복무 연령제'를 도입해 최장 13년까지 복무토록 했다.

2003년 이전까지 북한은 명목상 모병제인 '초모제(招募制)'를 시행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모든 남성이 만 14세가 되면 초모 대상자로 등록됐고,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 졸업 후 신체 불합격자, 사회 중요직 근무자, 산업 필수요원, 성분 불량자, 대학생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군 복무를 해야 했다.

징병제가 공식화된 것은 2003년 3월 '전민 군사 복무제'가 시행되면서다. 이에 따라 남성은 10년, 여성은 7년으로 복무 기간이 약 3년 단축됐다.

북한, '민방위무력 열병식' 개최
(서울=연합뉴스)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9ㆍ9절) 75주년을 맞아 지난 8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민방위무력 열병식을 조선중앙TV가 9일 정오에 녹화중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9.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email protected]


최근 북한군의 복무 기간에 대한 정보기관들의 분석은 다소 차이가 있다.

국가정보원은 2022년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군의 복무기간이 남성 7∼8년, 여성 5년으로 단축됐다고 밝혔고, 미국 CIA는 지난해 1월 북한군 복무기간이 병종별로 5∼13년으로 다양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는 자신이 복무 10년 차이며 제대를 앞두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현재도 일부 북한군은 10년가량 복무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군은 군 관련 업무에 집중된 우리나라 병사와 달리 군 복무기간의 1/3에서 절반가량을 건설·농업 등 비군사 활동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무 규정상 연 1회 15일의 정기 휴가와 결혼·부모상 등의 이유로 10∼15일간의 특별 휴가가 주어지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복무 기간 중 고향에 다녀온 병사는 약 2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70여개국 징병제 시행…이집트 '최대 36개월' 복무
그렇다면 징병제를 운용하는 다른 국가의 군 복무 기간은 어떨까.

세계 170여개국 중 약 70개국이 징병제를 운용 중이지만 모든 국가가 남북한과 같은 강력한 형태의 징병제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징병제를 법적으로 시행하지만 병력이 충분하거나 자원 입대자가 많아 실제 징병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국가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브라질은 징병제 국가지만 실제 입영 대상자의 5∼10%만이 복무한다.

스위스 등 일부 국가는 모든 성인 남성이 병역 의무를 지지만 3∼6개월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생업으로 돌아가며, 매년 며칠씩 소집돼 훈련받는 정도에 그친다.

국군 현역병 복무기간 변천사
[국방백서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CIA의 '월드 팩트북'(World Factbook)에 따르면 복무 기간 기준 징병제 국가 중에는 교육 수준에 따라 14∼36개월 복무하는 이집트가 북한 다음으로 복무 기간이 길다.

'여성 징병제'로 유명한 이스라엘은 18세 이상이 징병 대상이며 남성 32개월, 여성 24개월 복무한다.

싱가포르는 18세 이상의 남성이 24개월 복무하며, 베트남과 이란도 최대 24개월까지 복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앙숙' 그리스와 터키는 각각 12개월과 15개월(대졸자 6개월)의 복무한다.

한국 육군 복무기간 3년에서 18개월로
우리나라의 군 복무 기간은 6·25 전쟁 이후 지속해 단축돼왔다.

국방부 국방백서에 따르면 해방 이후부터 전쟁이 지속되던 1952년까지는 병역법 시행이 불가해 전역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듬해 휴전 후 장기 복무자들의 전역 조치가 이뤄졌고, 육·해·공군의 복무 기간이 36개월로 정해졌다.

이후 차츰 병역 부담이 완화돼 1962년 육군 기준 30개월로 줄었지만, 1968년 1·21 사태(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사건)를 계기로 육군은 다시 36개월로, 해·공군은 39개월로 조정됐다.

1970년대 들어 다시 단축된 복무기간은 1984년 육군 30개월, 해·공군 35개월로 변경됐고, 1993년에는 육군이 26개월로 줄어 첫 '30개월의 벽'을 깼다.

'현역대상'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020년도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한 병역 의무자가 현역 대상 판정을 받은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2020.2.3 [email protected]


2003년에는 육군이 24개월로 줄어 '군 복무=2년' 공식이 성립됐고, 해군과 공군도 각각 26개월과 28개월로 단축됐다.

참여정부는 '국방개혁 2.0'을 통해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6개월을 단축해 육군 기준 복무 기간을 24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전 등의 영향으로 21개월까지 단축된 후 2011년부터 중단됐다.

2018년부터 군 현대화 정책으로 다시 추진된 단축에 따라 현재는 각 군이 동일하게 3개월 단축돼 육군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 복무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팩트체크부는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593 美, 엔비디아 저사양 AI칩까지 '中수출 무기한 제한' 랭크뉴스 2025.04.16
44592 까만 래커로 '내란' 낙인 찍혔다…'尹 친필 휘호석' 존치 골머리 랭크뉴스 2025.04.16
44591 침몰 66일 만에···서경호 조타실서 6번째 실종자 발견 랭크뉴스 2025.04.16
44590 “박정훈 대령 영장에 허위사실 쓴 군검사, 국방부가 ‘불기소’ 송치” 군인권센터 밝혀 랭크뉴스 2025.04.16
44589 ‘내란’ 칠해진 尹 친필 휘호석, 창원시 존치 여부 고심 랭크뉴스 2025.04.16
44588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진출자 8명 발표…“경쟁력·부적합 여부 등 심사” 랭크뉴스 2025.04.16
44587 경찰, 대통령실·한남동 공관촌 압수수색…체포영장 저지 혐의 랭크뉴스 2025.04.16
44586 "이제는 정말 끊어야 하나"…라면·맥주 이어 담배도 가격 인상 랭크뉴스 2025.04.16
44585 “들어가보니 박나래 자택이었다? 거짓말일 것”... 프로파일러의 경고 랭크뉴스 2025.04.16
44584 국힘 ‘1차 경선행’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랭크뉴스 2025.04.16
44583 국민의힘 의원 4명, 김문수 지지 선언‥박수영 "정권재창출 적임자" 랭크뉴스 2025.04.16
44582 용인서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사기 분양으로 큰 채무 졌다" 랭크뉴스 2025.04.16
44581 상처만 남은 의대 증원...결국 백지화? 랭크뉴스 2025.04.16
44580 백종원 더본코리아 “다 바꾸겠다”…잇단 논란에 전면 쇄신 선언 랭크뉴스 2025.04.16
44579 무역전쟁 속 中 1분기 성장률 5.4%…시장 전망치 웃돌아 랭크뉴스 2025.04.16
44578 최상목 청문회…"마은혁 미임명 헌법 형해화"·"스토킹 탄핵" 랭크뉴스 2025.04.16
44577 ‘초고속 산불’ 피해 재발 막는다···화선도달 5시간 이내 위험구역 즉시 대피 랭크뉴스 2025.04.16
44576 경찰, 대통령실·공관촌 압수수색 시도…'체포저지' 尹 정조준(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16
44575 티아라 전 멤버 이아름씨, 사기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 랭크뉴스 2025.04.16
44574 “별다른 대응 전략 無” 트럼프 관세 대책에 제조업체 42%의 답, 이유는?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