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내 방산업체 미국 노크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가 7일(현지 시간)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오른쪽)와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 조선소 사장. [사진 HD현대]
HD현대가 미국 최대의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HII)’와 함정 동맹을 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조선 협력을 수차례 언급한 가운데 HD현대가 미국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7일(현지 시간)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와 헌팅턴 잉걸스 조선소의 브라이언 블란쳇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잉걸스 조선소는 미국 최대의 수상함 건조 조선소다. 내년까지 이지스 구축함 1척, 대형 상륙함 1척, 핵 항공모함 1척, 핵 잠수함 2척 등 총 5척을 미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115억 달러(약 16조9000억원) 중 수상함 분야가 28억 달러로 약 4분의 1이다. 2023년 HD현대중공업이 협력을 먼저 제안했고, 지난해 8월 잉걸스 측이 울산을 찾아 HD현대의 이지스함 건조 현장을 둘러본 뒤 이번 협약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조선업의 약진을 경계하며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지난달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2023년 중국이 157척의 군함을 진수할 때 미국은 67척에 그쳤다”며 “미국 조선업 문제는 노후장비·인력난·공급망 부재의 총체적 문제”라고 짚었다. 미 해군은 전투함 수를 295척에서 2054년까지 39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잉걸스 조선소도 연간 건조 실적이 1척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의 공정 노하우를 활용해 잉걸스 조선소의 생산성을 30~50% 이상 높일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핵 항공모함 등 최신 군함 건조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헌팅턴 잉걸스는 현대의 생산 효율성을, 현대는 향후 미국 군함 건조·MRO 사업에서 깊은 협력을 염두에 두고 손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은 현재 한국 조선업계의 가장 큰 화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약 1450억원)에 인수했다. 상선을 건조하는 곳이지만 향후 미 군함 건조 및 정비에 활용될 수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군함 시장에 진출하려면 별도의 라이센스 취득이 필요해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는 미국 방산 업체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길을 찾는 중이다. HD현대는 또 미국 ABS선급과 미 해군용 경량 군수지원함 설계 인증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미국 방산 기자재 업체인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도 현지 공급망 협력을 약속했다.

미국은 ‘번스-톨레프슨법’으로 군함을 미국에서만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 연방 상원은 이 법의 개정안인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미국 외 조선소에서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미국의 동맹국에 조선소가 있어야 하고, 건조 비용도 미국 내 건조할 경우보다 낮아야 하며 중국과 관련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 조선소들이 이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682 '서부지법 난입 혐의' 다큐멘터리 감독 "촬영 목적"‥영화인들 '무죄' 탄원 랭크뉴스 2025.04.16
44681 머리에 총상 입고 결국 숨졌다…'임용 1년' 순경 총기훈련 참극 랭크뉴스 2025.04.16
44680 취업-퇴사 반복하며 실업급여 수령…20차례 걸쳐 1억?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4.16
44679 “미 국채, 추천하길래…난 재산 많은 사람 아냐” 최상목(44억)의 유체이탈 랭크뉴스 2025.04.16
44678 한덕수, 재판관 지명해놓고 “발표일 뿐…공권력 행사 아냐” 말장난 랭크뉴스 2025.04.16
44677 "어떻게 오셨죠?" "면허증‥" 공소시효 끝난 줄 알았나 랭크뉴스 2025.04.16
44676 [단독] ‘MBC 자회사 주식’ 이진숙, 이해충돌 심사 중 재허가 관여 랭크뉴스 2025.04.16
44675 “이복현 월권 논란이 불 지폈다”… 금감원 쪼개기 카드 꺼낸 민주당 랭크뉴스 2025.04.16
44674 한덕수의 “재판관 지명은 내부 의사 결정” 주장에···“전 국민이 아는데” 반박 랭크뉴스 2025.04.16
44673 법원, 뉴진스 이의신청 기각…'독자활동 금지' 결정 유지 랭크뉴스 2025.04.16
44672 사시 수석이 학원가 '1타 강사'…수천만원 사교육비에 '둠강'도 유행[길잃은 로스쿨] 랭크뉴스 2025.04.16
44671 수천만 구독자 보유 유명 인플루언서, 성폭행 혐의 징역형 확정 랭크뉴스 2025.04.16
44670 방첩사 과장 "계엄 당일 국수본에 체포 대상 '이재명·한동훈' 말해" 랭크뉴스 2025.04.16
44669 “누구 체포하냐 묻자 ‘이재명·한동훈’ 답했다”…방첩사 증언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6
44668 [속보] 정부, 18일 임시 국무회의서 '12조 추경안' 심의 랭크뉴스 2025.04.16
44667 최상목, 마은혁 미임명에 한덕수 탓···“전임자가 여야 합의 요구했기 때문” 랭크뉴스 2025.04.16
44666 "극히 이례적 사건"…50대 가장은 왜 가족 5명을 모두 살해했을까 랭크뉴스 2025.04.16
44665 국힘 경선 4위 자리 놓고…‘반탄’ 나경원-‘찬탄’ 안철수 각축 랭크뉴스 2025.04.16
44664 최상목, 계엄 직후 폰 안 바꿨다더니…5분 만에 ‘위증’ 들통 랭크뉴스 2025.04.16
44663 법원, 윤 전 대통령 측에 내란 혐의 재판 '법정 촬영' 의견 요청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