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경제관계장관 간담회에서 정부의 10조 원 필수 추경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해 나라 살림 적자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섰다. 기획재정부는 8일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전년 대비 17조 8000억 원 늘어난 104조 80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1조 원에 육박한 대규모 세수 결손 탓에 코로나19 시기였던 2000년(-112조 원), 2022년(-117조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적자 폭이 컸다. 재정 여력이 사실상 바닥난 셈이다. 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도 1년 전보다 48조 5000억 원 증가한 1175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재정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글로벌 관세 전쟁의 파고로 ‘한국 0%대 성장률’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3년 연속 세수 결손 우려가 커졌다. 게다가 6·3 조기 대선에 따른 재정 지출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25만 원 소비쿠폰(13조 1000억 원), 지역화폐 발행(2조 원) 등 현금 살포에 치중한 총 34조 7000억 원 규모의 ‘슈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재난·재해 대응, 통상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10조 원 규모의 필수 추경안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은 “쭉정이에 불과하다”며 대규모 추경 편성을 고집하고 있다. 비어가는 나라 곳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표심을 노린 선심성 돈 뿌리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과감한 통상·내수·안보 예산 확대를 강조하며 정부의 ‘필수 추경안’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정은 경제 위기를 막아낼 방파제이자 마지막 보루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수출·내수가 동시 부진에 빠질 우려가 큰 상황에서 재정마저 흔들리면 정부의 경기 대응 능력이 약화하고 국가 신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조기 대선을 의식한 ‘퍼주기’ 추경으로 재정을 낭비하지 말고 시급한 통상 대응과 신성장 동력 지원을 포함한 경제 살리기, 산불 피해 복구, 취약계층 핀셋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적정 규모의 추경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69 인천 부평역 앞 땅꺼짐‥"안전진단 실시" 랭크뉴스 2025.04.16
44468 '역시 대기업' MZ 이직 잦아도 대기업 근속연수는↑···기아 21.8년 랭크뉴스 2025.04.16
44467 극단적 ‘정치혐오’…적과도 대화한 링컨형 리더 절실 랭크뉴스 2025.04.16
44466 신세계 본점만 가능한 '더 헤리티지'…복합문화공간이 된 문화재 랭크뉴스 2025.04.16
44465 이승기 사진 도용한 투자 사이트 주의… “관련 없다” 랭크뉴스 2025.04.16
44464 올트먼, 머스크 겨냥…“오픈AI, 엑스와 같은 SNS 개발중” 랭크뉴스 2025.04.16
44463 "냄새 심해" 막말 테니스 선수…상대 선수는 '데오드란트' 응수 랭크뉴스 2025.04.16
44462 김경수 "'폐업대란'이 자영업자 탓? 내란정부 부총리 답다" 최상목 직격 랭크뉴스 2025.04.16
44461 9만달러 회복 전 다시 꺽인 비트코인 랭크뉴스 2025.04.16
44460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 아시아 순방… 한국은 또 빠졌다 랭크뉴스 2025.04.16
44459 [안혜리의 시시각각] 국힘 경선은 이재명 도우미 뽑기? 랭크뉴스 2025.04.16
44458 윤석열이 불붙인 ‘부정선거’ 의혹…그 많다던 증거들은 진짜일까 랭크뉴스 2025.04.16
44457 출퇴근 지하철서 '슬쩍'…전과 10범, 출소 2달 만에 또 범행 랭크뉴스 2025.04.16
44456 이재명·김동연·김경수, 민주당 경선룰 확정 후 처음 모인다 랭크뉴스 2025.04.16
44455 이재명, ‘3자 가상대결’ 50% 돌파할 듯…정권교체 여론 흡수 랭크뉴스 2025.04.16
44454 이재명·한동훈도 딥페이크 피해자?…AI스타트업 '대선 특수' 열렸다 랭크뉴스 2025.04.16
44453 [사람 살리는 대마]② 韓 의료용 대마 도입 6년째…보험 장벽 높고 임상시험도 어려워 랭크뉴스 2025.04.16
44452 "미국 싫다" 여행도 보이콧…"경제 손실 128조원 달할 수도" 랭크뉴스 2025.04.16
44451 [인터뷰] 안철수 "반탄후보 지지, 李 대통령 찍는것…찬탄파와 힘 모아야" 랭크뉴스 2025.04.16
44450 백악관 "공은 중국에"‥"농산물 관세 버텨라"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