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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달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땅 꺼짐' 사고가 발생하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걱정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해 각 자치구에 의뢰해 고위험지역 50곳을 정부에 보고한 사실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어딜까요? 서울시는 불안감만 조성할 수 있다며 고위험 지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저희는 안전에 관한 정보는 미리 알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과 관련법의 취지를 고려해 해당 지역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원석진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로 한가운데 순식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달리던 오토바이가 그대로 추락합니다.

도로 아래에서 지하철 공사를 하던 노동자들은 물이 새는 걸 보고 대피했지만, 배달을 하던 30대 운전자는 피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서울 연희동에서도 3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생긴 구멍 아래로 떨어지면서, 운전자 부부가 크게 다쳤습니다.

서울의 '땅 꺼짐' 신고는 2022년 67건에서 지난해 251건으로 2년 만에 4배 가까이 크게 늘었습니다.

'땅 꺼짐' 현상은 낡은 상하수도관에서 물이 새거나 지하 공사 도중 지하수가 유출돼, 주변 토사가 휩쓸려 빈 공간을 만들면서 주로 발생합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각 자치구에 의뢰해 지반 침하 우려가 큰,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을 정부에 보고한 사실이 MBC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광진구가 22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 9곳, 금천구 7곳, 성동구와 구로구가 3곳, 강남구와 노원구·마포구에서도 2곳이 포함됐습니다.

'땅 꺼짐' 고위험지역 전체 길이는 무려 45km에 달합니다.

현장을 전문가와 함께 찾아가 봤습니다.

제가 나와있는 이곳, 강남 압구정동을 관통하는 왕복 8차선 도로입니다.

이 도로도 서울시 지반 침하 고위험지역에 포함됐습니다.

언주로 6.7km 구간과 선릉로 6.3km 구간은 지반 침하 사고 발생 빈도가 높다는 이유로 선정됐는데, 한강을 매립해 만든 저지대일수록 지반이 약해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창근/가톨리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충적층(하천 활동으로 굳지 않은 퇴적층)과 지하수가 잘 발달되어져 있는데 거기에 지하 공사를 하면, 관리를 잘못하면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침수 피해가 빈번했거나 취약한 곳, 대규모 지하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인 도로도 고위험지역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자치구에서 자체 파악한 것으로 일부 사유지도 포함돼 있다"며 고위험지역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강의석]
"위험하다 그러면 당연히 공개를 하고 그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경계를 해야 될 일이지 그걸 숨긴다는 게 말이 됩니까?"

충분히 조사했는지도 의문이 남습니다.

고위험지역을 서울시에 제출한 자치구는 고작 8곳뿐입니다.

최근 '땅 꺼짐' 현상으로 1명이 숨진 강동구는 아예 단 한 곳도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인제/서울시의회 부의장]
"고위험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다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집값의 안정이라든지 시민들의 불안감 이전에 사고 예방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별개로 지난해 시내 181개 도로를 분석해 '땅 꺼짐' 위험도를 다섯 등급으로 나눈 지도도 만들었는데, 이 역시 "내부 참고용 자료로 불필요한 오해를 조성할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재난이나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원석진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최대환

① 〈서울시 지반침하 고위험지역 50곳 목록〉 (2024.10 각 자치구 취합 후 국토부 보고)
https://image.imnews.imbc.com/pdf/society/2025/04/20250408_1.pdf

② 〈서울시 지반침하 고위험지역 50곳 지도〉
https://image.imnews.imbc.com/pdf/society/2025/04/20250408_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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