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작년 말 한덕수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고 있을 때는, 지금과 말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불과 100일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말을 완전히 뒤집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대행이 휘두르고 있는 건데, 이건 헌재 결정과도 어긋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 대행뿐 아니라 재판관 지명을 환영한다고 밝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과거엔 정반대 입장을 밝힌 걸로 드러났는데요.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이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국회 표결이 예정됐던 지난해 12월 26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갑자기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국회가 선출해도 이들을 임명하지 않을 거라고 못박았습니다.

재판관 3명 추천권이 국회에 있어, 임명은 형식적 절차에 그치는 상황이었지만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권한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 (지난해 12월 26일)]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입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면 여야 합의라는 조건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 (지난해 12월 26일)]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돌연 대통령 몫의 재판관 두 명을 자신이 임명하면서,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음을 말씀드린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헌법상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자제하도록 돼 있다던 자신의 말을 완전히 뒤집은 겁니다.

이렇게 말을 정반대로 바꾼 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17년 1월.

대통령 추천 헌법재판관이었던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이 퇴임하자 권 원내대표는 권한대행이 후임자를 임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 행위만 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다수설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권성동/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 (2017년 2월)]
"대통령 권한대행이 실질적인 임명권을 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대통령 권한대행께서 헌재소장을 임명하는 부분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것이다라는 차원에서 적절치가 않다라고 보고요."

실제로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통령 몫 재판관은 지명조차 하지 않았고,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자만 임명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 대행이 대통령 몫 재판관을 지명하자 권 원내대표는 '용단'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번에 2명 지명한 것은 용단을 내린 것이고 그리고 용기를 낸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기각 결정문에서 "국무총리는 직접 선출된 대통령과 비교해 상당히 축소된 간접적인 민주적 정당성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자로서 국무총리는 대통령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지위에 있다"고 못박아, 그 권한 행사에도 한계가 존재한다는 걸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 헌법이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직 '승계'가 아닌, '대행'이 이뤄지도록 규정한 이유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 조민서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76 윤 참모들, 계엄 뒤 휴대전화 ‘최대 6번’ 바꿔…김태효는 이틀간 3번 랭크뉴스 2025.04.15
44275 “트럼프, 시진핑보다 패 약해… 조만간 항복” FT의 경고 랭크뉴스 2025.04.15
44274 [단독] 中 '희토류 통제'로 기회 왔는데…LS 베트남 사업 난항 랭크뉴스 2025.04.15
44273 "나이키 대신 아디다스" 인증 줄줄이… 유럽 '미국산 보이콧' 커진다 랭크뉴스 2025.04.15
44272 매일 붙어 있었는데…생후 7개월 아이, 반려견 습격에 사망 랭크뉴스 2025.04.15
44271 몸 은밀한 곳에 필로폰 숨겨 밀반입한 30대 2명 징역 8년 랭크뉴스 2025.04.15
44270 민주 대선경선, 이재명·김동연·김경수 3파전으로 확정 랭크뉴스 2025.04.15
44269 反明 ‘공포 마케팅’ 실효성엔 물음표 랭크뉴스 2025.04.15
44268 “이제, 다 바꾸겠습니다” 백종원의 결심은?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5
44267 툭 하면 날아드는 골프공…불안해 살겠나? 랭크뉴스 2025.04.15
44266 "우리 아이 소변 색 봤다가 '깜짝'"…독감 걸린 후 '이 병'으로 입원한다는데 랭크뉴스 2025.04.15
44265 용인서 부모·아내·두 딸까지 5명 살해…50대 남성 체포 랭크뉴스 2025.04.15
44264 이국종 "입만 터는 문과X들이 해먹는 나라"…의료∙군조직 작심 비판 랭크뉴스 2025.04.15
44263 “이진숙 종군기자 경력은 허위” 주장한 유튜버들 2심도 벌금형 랭크뉴스 2025.04.15
44262 버스 승객 47명 다쳤는데…드러누워 ‘인증샷’ 찍은 중국인 여성들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4.15
44261 LIG넥스원 10% 주주로…국민연금, 원전·방산·조선株 늘렸다 랭크뉴스 2025.04.15
44260 국민의힘 경선에 11명 후보 등록‥'대망론' 한덕수는 불참 랭크뉴스 2025.04.15
44259 "누가 X 싸고 내렸다"…지하철 9호선 인분 소동,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15
44258 [단독] 'IFC' 떼내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전격 인수[시그널] 랭크뉴스 2025.04.15
44257 "미묘한 시기에 호남갔다"…불출마 침묵한 韓 대행 광폭행보 랭크뉴스 2025.04.15